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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_ 전문가주의를 넘어 내 눈으로 고전 읽기 새연재가 시작됩니다!『기록자의 윤리 역사의 마음을 생각하다』(책소개 바로가기)로 한 차례 남다른 고전 읽기 방식을 보여주신 최경열 선생님의 새연재 ‘최경열의 자기만의 고전 읽기’를 시작합니다. 인류지성사의 가장 ‘핫’했던 시기 중 하나인 ‘춘추전국시대’의 고전들을 다루는 전문가적 식견과 새로운 독법을 기대해주셔요! 프롤로그 _ 전문가주의를 넘어 내 눈으로 고전 읽기 고전을 두고 많은 말이 있다. 널리 알려진 정의 가운데 하나는 누구나 다 알고 있으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는 말일 것이다. 다시 읽는 게(reread) 고전이라는 말도 있으나 이 말은 고전을 처음 읽으면서도 다시 읽는다고 말하는 언어습관을 유머러스하게 비튼 표현이다. 고전이라는 말에는 읽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전제된다는 사실이 재밌다. 지금.. 2020. 9. 11.
[연암을만나다] 그것은 나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이름이 아니다 조선시대 선비들은 이름이 많았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정해준 이름, 성인이 되어서 정하는 자字, 친구들이 붙여주거나 자기가 만들어 붙이는 호號, 또 관직 앞에 성만 붙여서 부를 때도 있으니 종류만 네 가지다. 연암의 가까운 친구였던 선비 이덕무는 호를 많이 지었던 탓에 그중에서도 이름이 꽤나 많았다. 젊은 시절에 쓴 호만 해도, 삼호거사, 경재, 정암, 을엄, 형암, 영처, 선귤헌, 감감자, 범재거사, 9개나 된다. (그밖에도 청음관, 탑좌인, 재래도인, 매탕, 단좌헌, 주충어재, 학초목당, 향초원, 청장관 ‘등’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이덕무가 호를 또 하나 지었다. 당堂 하나를 짓고 ‘선귤당蟬(매미)橘(귤)堂(집)’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거처에 붙이는 당호는 이름.. 2020. 9. 10.
동화, 말의 마법 동화, 말의 마법 동굴의 금기 아이들과 집에만 있을 수가 없어서 뒷산이며 동네 공원이며 계속 나가게 된다. 지난 주말에는 문경 석탄 박물관에 다녀왔다.(‘문경 에코랄라’) 이곳에는 1963년에 석탄을 캐기 위해 뚫어 1994년 문을 닫은 은성 광업소가 있던 곳이다. 석탄을 파기 위해 들어간 갱도 전체 전체 길이가 무려 400km나 되며 깊이는 최고 800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하루에 3교대로 일했고, 이곳에서 일한 광부의 수는 모두 4,300명이라고 한다. 지금은 광산마을을 재현해 놓은 곳과 아이들 놀이터가 있고, 전기 모노레일로 광산 뒤쪽 언덕을 조금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조선, 고려, 통일신라 시대 사극이나 영화를 찍을 수 있는 배경 세트장도 있어 천천히 구경할 만했다. 석탄 박물관은 처.. 2020. 9. 9.
『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 지은이 인터뷰 『사기와 가족, 고대 중국의 낯선 가족 이야기』지은이 인터뷰 1. 책을 보면, 『사기』가 쓰여지던 시대의 가족은 오늘날과 사뭇 달라 보입니다.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오늘날과 비교해 사마천이 를 쓰던 한나라 시대에는 최소한 구성원들의 독립성 측면에서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좀 거칠기는 한데, 한나라에 이르러 비로소 구축되는 국가 공동체적 의례로서의 유학(儒學)이 가족에 부여한 위상이 최소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이천 년 넘게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는요. 그런데 또한 오늘날은 대략 100년 남짓의 시간 동안 급격하게 탈구축된 서구적 근대의 세례와 영향력 속에 가족 관계가 작동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오늘날의.. 2020.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