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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통풍, 바람만 스쳐도 아파요! 통풍, 바람만 스쳐도 아파요!   지인 중 40대 초반에 대기업 CEO가 된 사람이 있다. 그런데 그는 55세의 젊은 나이에 돌연 은퇴했다. 여전히 기업의 신뢰를 받는 터라 나는 좀 의아해서 이유를 물어봤다. 그는 몸이 아파서 더 이상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업무상 거의 매일 사람들을 만나 술과 고량진미를 먹어야 했는데 이것이 결국은 몸에 질병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최정상에서 그를 내려오게 한 병은 통풍이었다. 이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다. 18세기 스페인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국 앤 여왕이다. 앤 여왕 또한 통풍으로 괴로워하다 49세의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앤 여왕을 모델로 한 영화 〈더 페이버릿〉에는 여왕이 통풍으로 고생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극심한 통증으로 .. 2024. 8. 5.
[인류학을 나눌레오] 기도하는 자로서의 예술가 기도하는 자로서의 예술가   조재영(인문공간 세종) 기도하려는 자, 몸의 자세부터 바꾸라 두 해 전쯤으로 기억한다. 인간의 상상력이 궁금하여 신화 세미나를 신청했다. 그러다 그 신화를 짓고 말하며 기억하는 ‘인류학’에 입문, 오늘도 이곳 ‘인문공간세종’에서 학인들과 함께 인류학 공부에 한창이다. 인문세 인류학 공부의 묘미 중 하나는 질문을 안고 떠나는 현장 답사에 있다. 최근 답사 장소는 울산 반구대, ‘기도하는 마음’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신석기 선조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다. 출발에 앞서 기도한 지가 언제였는지 또 무엇을 기도했었는지 생각해 봤다.  나의 기도는 대부분 내가 소원하는 것이 있을 때였다. 꼭 이루고 싶은 게 있을 때, 무형이든 유형이든 가지고 싶은 것이 있을 때이다. 나뿐이랴, 인간에.. 2024. 8. 2.
[읽지 못한 소설 읽기] 유능과 무능에 관하여 유능과 무능에 관하여 - 엘리자베스 문, 『잔류 인구』, 강선재 옮김, 푸른숲, 2021대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서, 또는 자신에게서 참을 수 없는 것 한 두가지 쯤은 있게 마련이다. 나의 경우엔 내가 무능하게 느껴지거나, 무능하게 여겨지는 것을 참기가 어렵다. 지금은 그렇게 ‘참기 어려운 것’이 있다는 것 자체를 ‘무능’이라고 여기게 되어서 나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지거나 여겨지는 것에 대해 예전만큼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는다. 예전에는 그 ‘참기 어려운 것’ 때문에, 그러니까 그런 감각 자체 때문에 괴로웠고 그걸 이겨내려고 애쓰느라 힘들었다. 사실 이 문제는 내 인생의 주요한 몇가지 테마 중에 하나일 정도로 현재의 나의 인격이나 반응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는데, 그 점에 있어서 만큼은 꽤 유용.. 2024. 8. 1.
자전거 타기와 읽기의 평행이론 자전거 타기와 읽기의 평행이론  필요한 것은 전체적인 시야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자신이 육체적 의미의 지성과 심미적 의미의 지성을 함께 지녔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게 없다면 IQ라는 것도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몸과 마음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배움은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자신의 몸이 될 때, 놀이와 스포츠를 통해 순간 순간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배움은 늘어난다. ― 조지 쉬언, 『달리기와 존재하기』, 김연수 옮김, 한문화, 2020, 169쪽 얼마 전에 세미나 준비를 할 때였다. 기분 좋게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쳐놓고 읽기 시작했는데, 평소와는 다른 감각으로 책이 잘 읽혔다! 읽으면 읽을수록 집중력이 높아져가는 느낌이랄까. 그렇게해서 중간에 끊지 않고 한번.. 2024.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