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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796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조 월튼, 『타인들 속에서』 -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사람의 아이는 혼자 크지 않는다.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 이상의 수고가 부모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한 사람의 성장은 그밖에도 많은 것에 빚을 지게 마련이다. 나도 그랬다. 지금의 내가 되기 위해, 내 삶이 받아들이고 빨아들인 것의 양을 헤아릴 수가 없다. 그중에는 사람도 있고, 시간과 공간과 경험도 있다. 가깝게는 친척들이 있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달라지던 친구들이 있었다. 선생들이 있었고, 옆집이나 앞집, 아랫집의 이웃들이 있었다. 이사할 때마다 낯설다가 익숙해지던 집들이, 놀이터를 둘러싼 마을의 공기가, 하루 백 원씩 받던 용돈이, 그 용돈으로 사먹을 수 있었던 수많은 과자와 사탕들이 있었다. 수 천 수 만 번 겹쳐진 내 발자국.. 2017. 11. 1.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 단 한번도 되어 본 적 없는 자기가 되기 미셸 푸코, 『주체의 해석학』푸코와 마르크스 알튀세르가 1964년 『자본론을 읽자』에서 푸코에 대해 이렇게 경의를 표한다. “인식의 저서들을 독서하는 데 있어서 우리의 길잡이가 되었던 거장들, 즉 과거에는 가스통 바슐라르와 카바이에스이며 오늘날에는 조르주 캉길렘과 미셸 푸코인 그들” 알튀세르는 자기 제자였던 푸코의 책들을 ‘개척자적 작품’ 또는 ‘해방의 작품’이라고 극찬하였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알튀세르는 “그는 내게서 차용한 의미나 용어들이 그의 사상과 붓 아래에서 나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어떤 것으로 변형되었다”고 가벼운 불만을 표하기도 한다. 사실 푸코는 평생 알튀세르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자제했다. 어쩌면 말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알튀세르는 푸코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대단.. 2017. 10. 31.
강함剛, 거울같은 마음 강함剛, 거울같은 마음 子曰 吾未見剛者. 或對曰 申棖. 子曰 申棖也 慾 焉得剛.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강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어떤 사람이 대답하였다. “신장(申棖)이 있습니다.”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신장은 욕심이 있는데 어떻게 강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편 10장 - = 한자 풀이 == 구절에 관한 주석들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나라면 누구에게든 친절한 사람이라고 할 것 같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노인들은 나를 편히 여기고, 친구들은 나를 신임하고, 젊은이들은 나를 그리워하게 하고 싶다.”(「공야장」편 25장) 젊은 사람부터 나이 든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싶어한 공자. 실제.. 2017. 10. 25.
신생아 돌보기 4탄 _ 육아는 결국... 아이템으로 통하는가? 신생아 돌보기 4탄 _ 육아는 결국... 아이템으로 통하는가? 육아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다. 아기는, 결코,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코!! 말하자면, 이들은 ‘대화’도, ‘타협’도 할 줄 모른다. 뭐랄까, 원초적인 욕망의 덩어리 같은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00아, 아빠가 이거 한 다음에 그거 해줄께’라는 이야기는 아무 의미가 없다. 아기에게 가 닿지 않는다. 아기는 일단 운다. 그도 그럴 것이 ‘울음’은 그의 언어이자, 도구이며, 무기니까. 가만히 있다가 요구 사항이 관철되지 않고 있음을 느끼면 크게, 그래도 안 되면 더 크게, 더 더 크게 운다. 아빠는 애당초 소음에 몹시 민감한 성격인지라... 우리딸이 신생아였을 땐 그 엄청나게 크고 째지는 울음 소리를 감당하는 것이 참 힘들었다. 울어서 .. 2017.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