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024 [소세키의 질문들] 『태풍』 외톨이라도 괜찮아 『태풍』 외톨이라도 괜찮아세상과 섞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품격이 다른 외톨이 여자가 혼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면? 거기다 소주까지 곁들인다면? 무슨 몹쓸 사연이라도 있는지 힐끔거리는 사람들의 눈길에 뒤통수가 뜨끈해지곤 했다. 예전과 달리 언제부터인가 혼자 밥을 먹으면서 찍은 사진들이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우아한 식당에서 고급스러운 음식을 놓고 시크하게 고독을 즐기는 설정 샷들은 혼자라서 여유 있고 행복하다고 과시하는 듯하다. 21세기의 달라진 풍속도로 꼽혔던 ‘혼밥’과 ‘혼술’은 어느덧 식상할 지경이 되었다. 사람들이 끝없이 페이스북과 유투브에 연출하는 멋진 나만의 삶은 외톨이가 되는 것이 두렵다는 웅얼거림으로 들린다. 사실 외톨이라는 말에는 평균적인 삶과 멀어지는 초조함과 외로움, 부적.. 2019. 10. 16. [나는 왜?] 공무원에게 외침 공무원에게 외침 많은 청년들이 직업으로 공무원을 선택한다. 30년 전 청년이었던 나도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했다. 때론 나에게 주어진 일이 부당하다는 생각도 했고 인정받지 못한 일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정해진 위치에 맞는 일을 하면서 관료조직의 유전자를 몸에 잘 장착시키고 있었다. 위계나 나이로 따져본 나의 현재 위치는 상위 5% 정도이다. 이렇게 조직에서 연차가 쌓이고 부터는 개인적인 불만도 줄어들었다. 그런데 작년 연말 나의 안정된 생활패턴에 금이 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새로 취임한 수장이 자신과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주기 위해 나와 또 한 명의 여성 공무원에게 일방 전출발령을 내면서 티오를 만들었다. 나는 그 일을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모욕감까지 느꼈다. 폐쇄적.. 2019. 10. 14. 이제 만들기를 한다 이제 만들기를 한다 지난 7월에, 아빠가 만든 컵탑을 매번 부수기만 하는 딸을 두고, 언제쯤 만들기를 할까 하는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다.(바로가기) 여전히 부수는 걸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아니 훨씬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제 제법 만들기를 할 줄 안다. 두 달만에 말이다. 요즘들어 말도 부쩍 늘었는데, 그와 더불어 만드는 재미도 느끼는 것 같다. 말하자면 '사물'과 '명사'의 세계에 들어서고 있는 중이랄까. 뱃속에 있던 아기가 태어난 것만 해도 기적 같은데, 누워만 있던 아기가 서서 걷는 것만 해도 기적 같은데, 뛰고 말하고 만드는 걸 보니 경이로울 정도다. 2019. 10. 11. 유튜브라는 망망대해 - 청년, 반양생적 시대를 살다 유튜브라는 망망대해청년, 반양생적 시대를 살다 - 4) 어두컴컴한 배경, 한사람이 검은 장갑을 끼고 있다. 그의 앞에 놓인 것은 통연어. 장갑을 낀 손으로 물컹한 연어를 집어 입에 넣는다. 느끼한 표정으로 거친 숨소리를 내며 연어를 천천히 탐닉한다. 끈적끈적한 소리와 더불어. 설정이며 행동을 보아하니 포르노가 따로 없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먹방 내용이다. 이름도 ‘욕망의 연어’다. 욕망을 가차 없이 자극한다. 요즘 먹방의 최신 트렌드는 ‘희소성’이다. 절대 평범하게 먹지 않는다. 더 많이, 더 맵게, 더 기이하게 먹으려고 한다. 그래야 이슈화되면서 인기를 끌기 때문이다. 산낙지에서 돼지머리와 생간까지, 음식을 ‘통째로’ 먹는다. 그것도 최대한 잔인하게. 음식의 ‘맛’보다는 ‘자극’에 초점을 맞춘다. .. 2019. 10. 8. 이전 1 ··· 78 79 80 81 82 83 84 ··· 2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