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공생모색야생여행기] 인생의 좌표를 보고 간다는 것 레비 스트로스 『슬픈 열대』 제2부 6장 ‘나는 어떻게 하여 민족학자가 되었는가’ 석기 시대 사나이, 레비 스트로스 『슬픈 열대』의 제1부를 통과했지만 아직 열대에 이르는 길은 요원해보입니다. 레비 스트로스는 대서양의 선상에서 이리저리 회상을 이어나갑니다. 1부가 당시 유럽 사람들의 편협한 문명관을 비판했다면 2부에서는 특히 자신의 과거에 대해 떠올립니다. 주제는 ‘나는 어떻게 하여 민족학자가 되었는가?’로 모아집니다. 열대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면서, 레비 스트로스는 왜 주변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풀어놓는 것일까요? 나는 누구이며, 여기는 어디인지가 왜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자기를 설명하고 싶은 욕구란 레비 스트로스에게만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서전을 남기.. 2021. 7. 19. [헤테로토피아] 루쉰, 복수, 통치성, 푸코 루쉰, 복수, 통치성, 푸코 언젠가 술에 취해서 시골 밤길을 미친놈처럼 걸은 적이 있다. 해안도로였는데 파도 소리가 오싹한 데도,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는 이상한 밤이었다. 봄날 유채밭에 서 있는 듯한 향마저 나서, 더 이상한 밤이었다. 이 향 속에 있는 뭔지 모를 묘한 기분에 빠졌다. 아무리 걸어도 주위 풍경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내가 걸으며 신발이 땅에 닿을 때 나는 발걸음 소리만 줄곧 규칙적이며 똑같은 리듬으로 울렸다. 하지만 걸음걸이의 규칙적인 리듬에 비하면 발걸음 소리는 좀 비정상인 듯도 느껴졌다. 고즈넉한 밤길에다 오싹한 파도 소리와 유채꽃 향, 그리고 반복적인 걸음걸이. 그러나 비정상적인 발걸음 소리. 그때 내 생이 주술에 걸린 것 같다고 여겼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이젠 생각마저 그런.. 2021. 7. 16. [공생모색야생여행기] 2화 지질학적 문체로 쓴 여행기 지질학적 문체로 쓴 여행기 『슬픈 열대』, 우리 마음의 열대를 찾아서 편협한 유럽중심주의에 지친 레비스트로스는 유럽의 ‘바깥’을 기대하며 남아메리카 브라질로 떠났었지요. 그러나 어디에도 ‘바깥’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바깥’을 찾으려고 해도 그의 눈은 익숙한 풍경, 길든 관념밖에는 찾아낼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유럽에는 없는 대로와 자동차, 유럽에는 거칠고 투박한 살림살이와 먹을거리 등. 낯선 풍경 속에서 작동하는 것은 여전히 ‘유럽’이라는 척도였습니다. 우리는 『슬픈 열대』가 어떻게 이와 같은 인식의 곤란을 극복하는지를 차차 보게 되겠지요. 15년 만에 쓰인 『슬픈 열대』는 분명 인식의 딜레마를 해결한 레비 스트로스의 통찰이 들어 있을 테니까요. 사실 본격적으로 여행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책의 전체 형식.. 2021. 7. 6. [공생모색야생여행기]『슬픈 열대』1화 우리가 정말 ‘다른 것’을 볼 수 있을까? * 안녕하세요? 저는 엄마-인류학자입니다. 에~ 엄마이니 인류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오호호. ^^ 이제부터 공생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가 쓴 여행기 『슬픈 열대』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읽으려고 합니다. 레비 스트로스 하면 우주 안에서 인간의 위치를 묻는 ‘야생의 사고’가 떠오르시지요? 레비 스트로스는 인간에게 ‘본연’은 없으며, 대신 우연과 모순을 처리하려는 대칭적 사유의 패턴이 우선한다고 보았지요. 사고의 전체적 틀이 인간의 행위와 무리의 사건을 출현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그의 사유는 20세기 전체에 걸쳐 ‘구조주의’라는 이름으로 큰 영향력을 떨쳤습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나누고 싶은 것은 거창한 철학담론이나 인류학적 성과는 아니고요. 제가 레비스트로스가 걷고 말하고 읽고.. 2021. 6. 23. 이전 1 ··· 82 83 84 85 86 87 88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