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치매 예방은 뇌훈련으로! 치매 예방은 뇌훈련으로! 어느 날 진료실에 중년 여성 세 명이 왔다. 그분들은 우리 병원에 20년 정도 다닌 60대 환자의 지인들이고, 나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그 지인들은 환자가 길을 자꾸 잃어버리고 밤낮으로 전화해서 한 말을 반복해서 치매를 의심했다. 문제는 그 환자가 자신은 치매가 아니라며 강력하게 진료받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환자와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면서 주치의인 내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선생님을 강력하게 믿고 있으니 치매 검사하기를 유도해 주기를 부탁하러 왔다고 했다. 마침 며칠 뒤 그 환자가 혈압약을 타러 왔다. 그러고는 뇌 영양제를 꺼내 이 약을 먹어도 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호하게 뇌 영양제는 치매를 예방하지 못하니 뇌 검사를 해서 문제가 있다면 필요한 조치.. 2024. 1. 5.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하늘이 웃는다 《붉은 돼지》② 사건 하늘이 웃는다 《붉은 돼지》는 《마녀 배달부 키키》처럼 마법에 대한 이야기이다. 키키가 빗자루를 타는 마녀의 능력을 잃었다가 다시 찾듯, 붉은 돼지 포르코는 잃어버린 인간의 얼굴을 되찾는다. 날지 않으면 ‘그냥 돼지’가 되고, 인간으로서 날게 되면 ‘파시스트’가 된다. 그래서 인간으로서는 날 수 없고 돼지로 난다. 포르코가 다시 인간이 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하늘을 나는 인간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체리가 익어 갈 무렵 천상의 시점은 위험하다. 《라퓨타》의 악당 무스카는 지상의 모든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욕심에 빠졌고 결국 모든 권력보다 더한 권력을 쥐겠다며 하늘 위에서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그는 지상의 모든 사랑에 고개를 돌렸으며, 부에 대.. 2024. 1. 4. [월간 이수영] 악(惡)에 대하여: <헤어질 결심>에서 악은 누구에게 있는가? 악(惡)에 대하여 : 에서 악은 누구에게 있는가? 월간 이수영 2023년 3월호 철학자들은 자연과 신의 세계에는 악이 없다고 공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칸트도 신에게는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세 명의 철학자는 우리 인간의 악에 대해서는 어떻게 다르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스피노자: 관계 속에서 규정되는 악 스피노자는 모든 사물(또는 행위)을 ‘결합과 해체’의 관계로 봅니다. 나라는 개체의 차원에서 죽음이라는 사건은 내 신체의 해체입니다. 하지만 신의 차원에서 보면, 죽음은 신체가 자연과 결합하는 경험입니다. 이렇게 신에게는 모든 것이 결합의 과정이므로, 해체로 인한 슬픔이나 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피노자는 사물 자체에는 악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과 악, 덕.. 2024. 1. 3. [미야자키하야오-일상의애니미즘] 섬들의 바다, 자율의 하늘 《붉은 돼지》 ① 공간 섬들의 바다, 자율의 하늘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했다. 10월 9일 세종시는 한글날을 기념해서 공군의 에어쇼가 있었다. 호수 공원 위 뻥 뚫린 하늘 위로 7대의 블랙 이글스가 날아올 것이라는 예고에 30분 전부터 시민들은 웅성웅성 하늘 기운을 읽었다. 옆에서 아이들이 발 구르기 하는 것도 돌진해 오는 비행기 소리로 착각할 정도로, 모두가 간절히 에어쇼를 기다렸다. 그러나 이런 풍경도 하늘 나름이다. 지구 저편의 다른 하늘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비행기가 날아올까봐 두려워 숨는다. 에어쇼는 처음 보았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일이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콧방귀를 끼다가, 단단히 뒷통수 맞았다. 열린 하늘 남쪽 끝에서 비행기가 몰려와 꽃잎이 펴지듯 펼쳐지고, 왼쪽.. 2023. 12. 28.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