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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존 스칼지, 『유령여단』 - 이불속 하이킥을 덜하는 방법 존 스칼지, 『유령여단』 - 이불속 하이킥을 덜하는 방법 이불속 하이킥. 고요히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다가 느닷없이 허공을 향해 발길질을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대개는 처절한 후회, 자책, 수치심 등에 휩싸여 무의미한 동작이나 발성을 갑작스레 폭발시키는 행위를 폭넓게 아우르는 말이다. 이 행위는 일견 갑작스러워 보이지만 사실 독립적으로는 발생하지 않으며, 물밑에서 선행된 일련의 사고 과정에 뒤따라서 일어난다. 더 중요한 필요조건은 사고와 행위 모두를 앞서는 타임라인에, 반드시 씨앗이 되는 사건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불속 하이킥은 과거에 몸소 겪었던 사건을 기억으로부터 길어올려, 당시에 취했던 자신의 행동이나 언사를 제 3자적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평가한 뒤, 다시 시점을 .. 2018. 4. 18.
‘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니체’라는 음악을 듣기 위하여 설명충의 비애 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었다. 일 년에 소설 한 권을 읽으면 기적일 정도로(해리포터는 논외로 하자^^). 그러다 처음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중학교 시절 내가 동경했던 ‘형들’은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고, 그림을 그렸다. 하긴, 그러니까 중딩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만난 ‘형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심지어 ‘사회’를 논하는 것이 아닌가. 이때 나는 난생 처음으로 ‘지적인 것’이 누군가에게 다가가는 매력일 수 있다는 걸(즉 여자들에게 먹힌다는 걸) 알게 됐다. 좋은 건 냉큼 습득해야 하는 법.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그럴듯해 보이는’ 책을 한 권 빌려 한 달에 걸쳐 읽곤 했다. 유시민, 홍세화,.. 2018. 4. 17.
돌 전야, 아기는 폭풍성장 중! 돌 전야, 아기는 폭풍성장 중! 이 글이 올라가는 4월 13일의 금요일에 우리 딸은 남산의 깨봉빌딩에서 돌떡을 나누고 있을 예정이다. 돌이라니, 돌이라니…. 이게 정녕 꿈이 아니라니. 주마등처럼 만삭 때 아기가 일찍(『루쉰 길 없는 대지』 출간 작업을 모두 마치기 전에) 나올까봐 마음 졸이던 때부터 서로가 쭈글하면서도 퉁퉁 부은 얼굴로 처음 만났던 때며 조금만 잘못 안아도 부러질까 염려되던 신생아 때, 물소리를 들어야 울음을 그쳐서 싱크대 앞에서 아빠와 교대로 서성이던 때, 처음 자기 몸을 들썩들썩하더니 뒤집던 때, 처음 이유식을 먹던 때, 배밀이로 몸을 움직이던 순간… 등등이 스쳐 지나간다. 이 무렵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때”라고 했던 친구의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하는 요즘이다. 일단 돌을 향해 가.. 2018. 4. 13.
인격이 재능이다 인격이 재능이다 子張 學干祿자장 학간록 자장이 녹(祿)을 구하는 법을 배우고자 했다. 子曰 多聞闕疑 愼言其餘則寡尤 多見闕殆 愼行其餘則寡悔 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자왈 다문궐의 신언기여즉과우 다견궐태 신행기여즉과회 언과우 행과회 녹재기중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많이 듣고 의심나는 것을 빼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말한다면 허물이 적을 것이다.많이 보고 안심되지 않는 것을 빼고 그 나머지를 신중하게 행한다면 후회가 적을 것이다.말에 허물이 적으며 행동에 후회가 적으면, 녹(祿)은 그 가운데 있다.” - 〈위정〉편 18장 글자풀이주석풀이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자신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호구지책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읽는 텍스트에서는 끝없는 공부에 대한 얘기만 있지 현실적으로 내가 지출해야 하는 월세,.. 2018.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