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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옥타비아 버틀러, 『킨』 - 우리가 헤엄치는 물 옥타비아 버틀러, 『킨』 - 우리가 헤엄치는 물 한때 수영은 내가 할 수 있다고, 심지어 제법 잘하는 편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운동이었다. 달리기고 배드민턴이고 탁구고 줄넘기고, 젬병이 아닌 운동이 하나도 없었는데, 유독 수영만큼은 괜찮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로서는 굉장히 특이한 일이었다. 어려서부터 겁이 많고 운동신경이 형편없는 아이였다. 스스로의 신체 역량에 대한 믿음은 날 때부터 영점에 수렴했는데, 전생에 느린 발로 어기적대며 뛰다가 소에 받히기라도 했던 모양이다. 심지어, 이런 기억이 남아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걸음마를 하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내 무릎만 남과 달라서 앞쪽으로 꺾여버릴지도 모르니, 함부로 걸음을 떼지 말아야지! 부모님 말씀으로도.. 2018. 5. 2.
젖병 떼기와 식습관_엄마 젖병 떼기와 식습관 후후. 나도 돌끝맘이 되었다. 돌끝맘이란 무엇인가 하면, 돌잔치를 끝낸 엄마라는 뜻이다. 요즘은 돌잔치가 제2의 결혼식만큼 신경 쓸 게 많고 힘들다 하여 엄마들이 돌잔치를 끝낸 후련함을 담아 만든 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식’ 같은 것과 워낙 거리가 멀게 살다 보니 돌잔치도 친구나 지인들만 불러서 한다면 굳이 ‘돌끝맘’이란 말을 쓸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돌잔치를 가족과 친지분들만 모시고 하게 되어 시작도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렸다. 물론 그래봐야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안 한 거나 다름없는 돌잔치를 치렀지만 말이다. 단적으로 행사 당일 행사복으로 입힌 딸의 원피스만 해도 그렇다. 보통의 여자아기 돌잔치에 흔히 보이는 웨딩드레스를 연상케하는 하얗고, 레이스가 넘치.. 2018. 4. 27.
돌잔치를 준비하는 아빠의 마음 돌잔치를 준비하는 아빠의 마음 돌이다. 돌(石)말고, 돌(돐) 말이다. 맞다. 그렇고 보니 예전엔 뷔페 창문에 ‘돐잔치 전문’이라고 써있고 그랬다. 나는 지금의 ‘돌’보다는 예전의 그 표기법이 더 마음에 든다. 돌멩이랑 헷갈리지도 않고, 받침에 들어간 ‘ㅅ’도 어쩐지 멋스럽다. 아마도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져서 ‘돌’이 되어 버린 것 아닌가 싶지만 너무 편의주의적인 것 같다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 예전의 표기가 다시 표준이 되기는 불가능한 일이겠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이 사회에 대한 깊은 분노가.......가 아니다. 아빠는 딸의 돌잔치가 코앞에 있다는 이 현실을 회피하고 싶다. 사실은 그게 진실이다. 흑. 사실 아빠도 그렇고 엄마도 그렇고 각종 경조사를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성품의 .. 2018. 4. 20.
공부한다면, '개'처럼 공부한다면, '개'처럼 인간 너머라구요? 카프카의 세계에는 동물이 가끔 나옵니다. 개(「어느 개의 연구」,『소송』), 쥐(「작은 우화」,「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서씨족」), 원숭이(「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어쩌면 두더지?(「굴」) 동물은 자기의 종족에 관련된 어떤 질문에 붙들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개란 무엇으로 사는가?’ ‘쥐의 불안과 고독이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등. 머리에 이런 화두를 활활타는 불처럼 이고 돌아다니다가, 결국 동물은 어떤 경지에 도달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라짐’. 아버지 개와, 친구 쥐들이 시비를 걸며 매달려도 그들은 슬그머니 떠나버린답니다. 자신의 테두리를. 때로는 이 사라짐이 죽음과 변신의 테마로 구현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에는 어김없이 인간이 문제가 되지요. 어쩌다.. 2018.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