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199 [기린의 걷다보면] 귀촌한 친구와 함께 강진을 걷다 귀촌한 친구와 함께 강진을 걷다 강진으로 귀촌한 친구 오래전에 논술 관련 일을 할 때 만난 친구가 귀촌을 했다. 4년 전에 따뜻한 남도부터 시작해서 전국을 돌아보고 살 곳을 결정하겠다며 강진에서 시작했다. 4년 동안 강진에서만 두 번 정도 이사를 하더니, 그냥 강진에 눌러앉기로 하고 집까지 샀단다. 6월 셋째 주 집들이를 겸해서 강진으로 친구를 보러 갔다. 같이 일했던 다른 친구와 각자 출발해서 나주역에 우리를 태우러 온 친구와 만난 시간이 밤 10시, 친구의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나주역에서 강진 친구 집까지 가는 내내 도로에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깜깜했다. 도시를 벗어났다는 실감이 났다. 도로에서 벗어나 논길을 따라 꼬불꼬불 들어서니 집 앞으로 모내기를 끝낸 논이 펼쳐져 있었다. 집 앞에 .. 2024. 10. 15. [인류학을 나눌레오] 형식으로 하나 되는 우리 형식으로 하나 되는 우리 최수정(인문공간 세종)형식이 중요하대 나는 ‘형식’이라는 것을 싫어했다.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겉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게 있어 형식이란 어쩐지 빈약한 마음을 부풀리고 애써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쓰이는 화려한 포장지 같았다. 뿐만 아니라 살다 보면 지켜야 할 형식이 또 얼마나 많은지. 그것을 다 지키고 살다 보면 나의 일상이 온통 정체불명의 형식에 붙들려 있게 될 것만 같았다. 이런저런 형식에 신경 쓰는 것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것도 이런 생각과 무관하지 않았다. 제도권의 형식을 벗어나 그때그때 마음이 이끄는 대로 공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았다. 어디에.. 2024. 10. 4. [돼지 만나러 갑니다] 안녕, 돼지들 안녕, 돼지들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2023). 문탁네트워크 공부방 회원, 인문약방 킨사이다 멤버. 오래 머무르고 많이 이동하는 일상을 실험합니다. 비 오는 날, 새벽이생추어리 마지막 돌봄을 다녀왔다. 나는 그날 돌봄이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새벽이와 잔디를 만나러 갔다. 돌봄을 마치고 나서는 그 다음주에 다시 볼 것처럼 인사를 했다. 이후에 사정이 생겨 돌봄을 몇 주 쉬게 되었는데, 그 사이에 새벽이생추어리 이사 날짜가 정해졌다. 이사를 가는 날에도 배웅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얼굴도 못 보고 새벽이와 잔디를 보내야 했다. 1년 넘게 매주 돼지를 만나다가,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 돌봄을 가기 위해 깜깜한 새벽부터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옆구리를 쓰다듬어서 잔디.. 2024. 9. 26. [인류학을 나눌레오] 선으로서의 배움 선으로서의 배움 진진(인문공간 세종) 두 명의 학생 우리 집에는 학생(學生)이 둘 있다. SKY이 인서울이니 좋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시험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수험생과 인문공간세종에서 세미나를 하고 책을 읽고 숙제하고 답사를 가며 인류학을 공부하는 내가 그 주인공이다. 공부는 뭣보다 많이 아는 게 제일이기에 아이는 오늘도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중요한 개념들을 열심히 외운다. 그날그날을 허투로 보내지 않으려고 촘촘히 시간 계획을 짜고 실행 여부에 따라 ○, ×, △를 체크하며 모든 일과를 공부에 집중하고자 애쓴다. 외식 한 번 하자 해도 시간이 아깝다, 책을 추천해줘도 그럴 바엔 문제집을 풀겠다며, 대학 합격 전까지는 공부에 필요한 것 외에.. 2024. 9. 6.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