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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024

[이여민의 진료실 인문학] 암, 두려워하지 마! 암, 두려워하지 마! 미국 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어머니와 이모가 모두 유방암으로 사망했다. 투병 과정을 지켜본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유방을 미리 절제해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유방암의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비단 이 배우 말고도 암에 대한 공포는 만연해 있다. 많은 사람에게 암 진단은 곧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암세포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시선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유명한 드라마 작가가 암에 걸린 주인공이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를 하게 해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암세포를 생명으로 지칭하면서 암세포를 죽이는 것이 또 다른 생명을 죽이는 것처럼 묘사한 대사가 크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이렇게 암을 바라보는 상반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암이 너무 무.. 2023. 11. 6.
[요요와 불교산책] 초기불교의 흑역사, 여성 차별적인 팔경법 초기불교의 흑역사, 여성 차별적인 팔경법 깔라마들이여, 소문이나 전승이나 여론에 끄달리지 말고, 성전의 권위나 논리나 추론에도 끄달리지 말고, 상태에 대한 분석이나 견해에 대한 이해에도 끄달리지 말고 그럴듯한 개인적인 인상이나 ‘이 수행자가 나의 스승이다’라는 생각에도 끄달리지 마십시오. … 이러한 것들은 실천하여 받아들이면 유익하지 못하고 괴로움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알게 되면 깔라마인들이여, 그 때에 그것들을 버리십시오. (『앙굿따라니까야』 「깔라마의 경」) 붓다가 가르침을 펴기 시작한 초기에 붓다를 따르는 출가수행자들은 모두 남자들 뿐이었다. 여성은 다만 재가 신자로만 붓다와 관계를 맺었다. 아마 당시로서는 마을에서 떨어진 한적한 숲에서 명상하고, 집도 절도 없이 걸식하는 길 위의 삶을 사는 .. 2023. 10. 25.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인문공간 세종>: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 끝도 없는 숙제의 길 위의 세 사람 어두운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보름달과 그 보름달에 닿기 위해 언덕길을 달려 오르는 호박마차. 인문공간 세종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그림이다. 호박마차는 야심한 밤 숙제를 싣고 떠난다. 그들을 비춰주는 달님은 인문공간 세종의 오선민 선생님이다. 학인들은 실제로 오선민 선생님을 ‘달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호박마차 학인들을 만나기 위해 세종시를 찾았다. 어느 작은 카페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는데, 순식간에 세 평 남짓한 공간이 시끌벅적해졌다. 네다섯 명의 손님이 들어와 앉을 자리를 찾는 중이었다. 안 쓰는 테이블을 내어드리니 일행 중 한 분이 머쓱해하며 감사하다는 말 뒤에 한마디를 더 보탰다. “우리 좀 많이 시끄러울 텐데^^” 그 말에 고개를 다시 들.. 2023. 10. 23.
[이여민의 진료실인문학]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두통, 자기 탐구의 기회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7일 동안 명상센터 봉사를 다녀왔다. 수련생 70명의 식사 준비를 하는 부엌 봉사 팀에서 일했다. 부엌 팀 6명의 봉사자 중에서 키가 크고 다부진 체격을 가진 28살 청년이 밥과 죽을 담당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을 끝내면 누구나 힘들어하는 설거지를 말없이 와서 도와주곤 해서 팀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말수가 없던 그가 5일째 아침에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유는 ‘특발성 국소 두통’의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청년은 두통이 심해서 1년 전 대학병원에서 종합검사를 했다고 한다. 뇌 CT도 이상이 없었고 정신과에서도 특별한 소견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원인도 모르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았고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었.. 2023.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