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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인류학을 나눌레오] 관찰, 가려진 연결 찾기 관찰, 가려진 연결 찾기  강평(인문공간 세종) 동물원 가는 길, 미술관에서 답사 아침이다. 마음이 바쁘다. 동물원은 어릴 때 소풍 이후 처음이다. 박물관은 그래도 몇 번 가봤다고 조금 익숙해진 편이다. 이번에는 동물이라는 낯선 대상이라, 후기로 뭘 쓸지 막막하다. 게다가 동물원 관람 전 미술관을 가게 되었다. 세미나 지기인 오선민 선생님께서 동물원 가는 길에 우연히 전시 안내문을 보시고 티켓을 사 오셨다. 동물원 볼 시간도 짧은데, 갑자기 미술관? 돌발 상황 발생이다. 그 순간 나에게 미술관은 동물원 가는 길을 막는 장애물이었다. 그런데 나는 동물원 가는 길에 어쩌다 들른 미술관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실용이라는 목적에 갇힌 나의 시선’을 보게 되었다.   미술관에서는 ‘연결’을 주제로 대안적 건축 5.. 2024. 12. 6.
[나의 석기 시대] 선사의 먹거리 선사의 먹거리1. 석기 시대의 고기전(展) 인간과 동식물이 ‘고기’의 차원에서 존재론적으로 동등하다는 점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본다. 이런 만물 동등성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선사의 전시가 있다. 전곡 선사 박물관 웹페이지에서 지금도 열어 두고 있는 온라인 〈고기전〉(링크)이다. 나는 24년 초겨울 이 전시회에 직접 다녀왔다. 그런데 전시 공간의 전체 색감 구성(선혈이 낭자한 고기핑크)이라든가 관람 동선이 주는 역동성(구불구불 소장의 형태) 부분만 빼면 온라인 전시회를 보는 것으로도 고기로서의 인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실제 전시 공간은 여러 가지로 불편한 느낌을 주었다. 우선 입구에 다양한 고기들을 동물 별로, 주로 먹는 부위 별로, 저장 방식 별로 매달아 전시해 두었는데 머리 위에서 피가 .. 2024. 12. 5.
[호모쿵푸스, 만나러 갑니다]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상상, 다른 존재와 연결되기  강평옥 쌤은 수지에 살며 인문공간세종에서 인류학 공부를 하고 계신다. 우리는 수지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운동을 하고 오셨다는 선생님이 먼저 내게 안부를 여쭤보셨다. 요즘 만나고 있는 은둔고립청년 이야기를 조금 해드렸더니, 곧바로 은둔고립청년들에게 화가 많을 것 같다고 짚으셨다. 놀랍게 정확했다. 은둔고립청년에 관해 처음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이 무기력하기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노와 같은 격렬한 감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놓친다. 하지만 강평옥 쌤은 은둔고립청년들의 삶을 꽤 정확하게 그려내셨다.인터뷰하며 그가 상상을 자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덕분에 그는 지금 이 자리에서 시간을 뛰어넘기도 하고, 공간을 이동하기도 하고, 존재를 변형하기도 한다. 글을 쓸 때.. 2024. 11. 29.
[나의 석기 시대] 고기로 태어나서 고기로 태어나서1. 채식주의자는 어디에 있는가?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을 탔다. 세계 문학의 시류를 타기 위해 『채식주의자』를 집어 들었다. 그림 형제가 수집한 유럽의 민담들, 그리고 우리의 옛이야기 등에서 보면 늘 먹고 먹히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풀을 먹는다’라는 테마에 관심이 갔다. 그런데 『채식주의자』는 먹고 먹히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오직 ‘먹는’ 문제밖에 나오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 불꽃」의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의 두 부분은 오직 ‘누가 먹을 것인가’를 두고 다툰다. 절대적 육식 거부에서 절대적 식사 거부로까지 나아가는 중심 인물의 행보가 산업 사회의 포악한 육식 문화를 비판하는 것 같지만, 실은 철저하게 ‘나는 나만 먹겠다!’를 고집.. 2024.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