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생생 동의보감] 음허화동과 수승화강 음허화동과 수승화강 어떤 사람이 발목 아래가 늘 뜨거워서 겨울에도 버선을 신지 않으면서 늘상 타고난 체질이 튼튼하여 추위를 타지 않는다고 자랑하였다. 이에 내가 말하기를 “이는 족삼음(足三陰)이 (虛)한 것이므로 빨리 성생활을 끊어 음혈(陰血)을 보해주어야 일찍 죽는 것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는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으나 나이 50도 되기 전에 위증(痿證)에 걸려 죽었다. (「잡병편」, ‘화(火)’, 1185쪽) 불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화는 위로 빠르게 활활 타오르고 빠르게 흩어지는 기운이다. 특히 습기가 없는 건조한 날에는 더욱 그렇다. 우리 몸에서 화를 주관하는 곳은 심장이다. 그런데 심장에서는 불이 빠르게 타서 사라지지 않는다. 심장은 이 따뜻한 기운을 사지 말단 모.. 2020. 12. 3. 러시아적 영성, 죄를 거쳐 예수로 러시아적 영성, 죄를 거쳐 예수로 도스토옙스키, 꼰대가 되다?! 솔직히 고백하겠다.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하 『까라마조프』)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의 내 마음은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맨 마지막 장을 장식하는 것은 까라마조프 가의 셋째, 성스러운 알료샤다. 그가 알고 지냈던 꼬마 일류샤의 장례를 치르며 “우린 틀림없이 부활할 거야. 그리고 다시 만나 기쁘고 즐거웠던 지난날을 이야기하게 될 거야!”라는 낭만적인 말을 내뱉는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부활에의 확신에 차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아니, 세계적인 대문호가 그려낸 서사시의 마지막이 무슨 연출된 교회 부흥회 광고마냥 서술되는 게 내겐 큰 충격이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생각했다. 천성이 냉소적이라 혹시 감동을.. 2020. 11. 5. 까라마조프, 러시아의 길을 보여주다 까라마조프, 러시아의 길을 보여주다 “이게 바로 러시아야!” ‘러시아’하면 지울 수 없는 대사가 하나 있다. 대학교 4학년 때, 여행을 하면서 우연히 노어노문학과 전공의 어린 친구를 만났었다. 그 친구는 러시아를 비롯해 구 소비에트 연방 국가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고, 유창한 러시아어를 구사할 줄 알았다. 그녀가 러시아에서 유학 중이었을 때는 바야흐로 소치 올림픽이 개최되었던 2014년이었다. 은퇴 경기를 치르던 김연아 선수가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를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뺏기고 온 나라가 울분을 터뜨렸던 바로 그 올림픽 말이다. 경기를 보다가 화가 난 친구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 자리에서 러시아인 친구에게 대담하게 소리쳤다. “이건 불공평해! 어떻게 김연아가 은메달일 수가 .. 2020. 11. 4. [生生동의보감] 풍병의 예방, 주리가 열리지 않게 하라 풍병의 예방, 주리가 열리지 않게 하라 고을의 어떤 사람이 갑자기 명치 주위로 몹시 뜨거웠는데 풍을 치료하는 약을 먹고 나았다. 후에 이릉(夷陵)에 가서 한 태수(太守)를 보았는데 여름에 갑자기 열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으므로 땅 위에 물을 뿌린 다음 자리를 펴고 누워 사람을 시켜 부채질을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갑자기 중풍에 걸려 수일 만에 죽었다. 또 예양(澧陽)에 가서 한 늙은 부인을 보았는데, 여름에 열이 나서 밤에 대청 마루에 나가 누웠다가 다음날 중풍에 걸렸다. (「잡병편」 ‘風’, 1018쪽) 풍(風)은 한의학의 병명 중에서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명칭이다. 주위에 풍에 걸리는 사람이 꽤 있다 보니 증상도 익숙하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거나 몸 한 쪽을 못쓰거나 눈이나 입이 비뚤어지고.. 2020. 11. 3.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