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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지금 하는 일에 집중하기, 머물러 行하는 법을 연습하기 더 아는 것이 두렵다 (오래 쉬었네요. 기다리시는 분은 없으시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한 편에 한 문장씩 뽑아서 글을 써가며 『논어』를 다 읽겠다고 마음먹었으니 저는 쓰겠어요. 흑) 작년 연말에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읽었다. 접다 보면 모든 페이지를 다 접어야 할 만큼 좋은 글들로 가득한 책이었다.(저는 인상적인 구절이 있으면 귀퉁이를 접어 두는 버릇이 있어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의 ‘11계명’이었는데, 11계명 중에서도 ‘새 소설을 구상하거나 『검은 봄』(헨리 밀러의 두번째 소설)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지 마라’라는 두번째 계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로의 이야기나 헨리 밀러의 계명이나 가리키는 것은 같다. 지금 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 2015. 1. 23.
'완벽'이라는 욕심을 줄이는 삶에 관하여 『낭송 장자』욕심을 줄이는 삶에 관하여 “우리 삶에는 끝이 있지만 지식에는 끝이 없습니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좇는 일은 위험합니다. 그러니 지식을 좇는다면 삶이 위태로워질 뿐입니다.”― 『낭송 장자』, 이희경 풀어읽음, 북드라망, 78쪽 죽지 않는 사람은 없죠. 그래서 삶에는 언제나 끝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살 만할 수도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어떤 심한 괴로움을 겪더라도 언젠가는, 어떻게든 ‘끝’이 있으니까요. ‘희망’이라는 감정이 작동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끝이 있는 생애 내내 공부를 하고, 기술을 습득하고 한다 한들 완벽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죽음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그 또한 불가능합니다. 어쩌면 완전한 침묵으.. 2015. 1. 19.
내가 점점 쓸모없어지는 것은 '상품' 때문이다(?) 이반 일리치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인간은 소비자로 태어나지 않았다 “개인의 재능과 공동체의 풍요, 그리고 환경 자원을 자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대의 특이한 무능이 우리 삶을 속속들이 감염시킨다. 그리하여 전문가가 고안한 상품들이 문화적으로 형성된 사용가치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시장 밖에서 만족을 얻을 기회는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예를 들어, 지금 내가 가난한 것은 로스앤젤레스에 살면서 35층 고층건물에서 일하느라 두 발의 사용가치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첫번째 환상은 인간은 소비자로 태어났고, 어떤 목표를 세우든 상품과 재화를 구매해야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환상은 한 나라의 경제에서 사용가치가 기여하는 .. 2015. 1. 16.
'이런 거 다 공부해서 무엇에 쓰나, 생각하는 거 그만 둘까?' 싶은가요? 『낭송 주자어류』 씨앗문장 '욕심'과 '허무'를 넘는 공부 “천하의 도리라는 것은 원래 간단명료한 것일세. 사람이 거기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인욕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 천리로 복귀하는 것, 그렇게 천리를 명명백백하게 하는 것, 이것뿐일세.”― 주희 지음, 이영희 풀어 읽음, 『낭송 주자어류』, 34쪽 가끔 그런 의문이 들곤 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게 지내고, 과한 욕심을 부리지 말고 등등, 그러니까 훌륭한 사람이 되는 법은 되게 쉬운 것 같은데, 어째서 실제로는 그런 사람이 그리도 드문 것인가 하는 그런 의문입니다. 옛날 사람들이 쓴 책이나, 옛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의문이 한층 더 심해집니다. 글 한자 모르고, 배운 것 하나 없는 농.. 2015.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