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눈이란 그 밝음을 자랑할 것이 못 됩니다" 코끼리는 다리가 다섯개? - 눈이란 그 밝음을 자랑할 것이 못 됩니다 어떤 사람은 코를 부리라고 착각하고 다시 코끼리의 코를 찾았는데, 코가 이렇게 생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다리가 다섯 개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눈이 쥐와 같다고 하지만, 이는 대개 코와 어금니 사이에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몸뚱이를 통틀어 가장 작은 놈을 가지고 보기 때문에 엉뚱한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 박지원 지음, 길진숙 풀어 읽음, 『낭송 열하일기』, 181쪽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말이 있지요.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그릇된 판단을 전부인 양 떠드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참 기가 막히는 일은 눈 뜨고 당하는 일입니다. 위에 옮겨 놓은 저 문장을 보면 그.. 2014. 12. 8. '마음이 원숭이처럼 들쭉날쭉' 들뜨는 연말, 생각을 멈추기 위해서는? 공부하려고 마음 먹었으면 '낭송'을 하는 거예요! 사람들에게 학문하는 것을 가르칠 때는 어느 한쪽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배움이 처음 시작될 때는 마음이 원숭이처럼 들쭉날쭉하고 뜻이 말처럼 치달리기 때문에 차분하게 붙들어 맬 수 없다. 또 생각하는 내용도 대부분 사사로운 욕심에 치우쳐 있기 쉽다. 이럴 때엔 우선 정좌(靜坐)를 가르쳐 생각을 멈추게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 그들의 마음과 뜻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그저 고요함만을 지키는 방식으로는 마른나무나 꺼진 재와 같아서 역시 쓸모가 없다. 이럴 땐 반드시 반성하고 살펴서 사욕을 제거하는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 ― 왕양명 지음, 문성환 풀어읽음, 『낭송 전습록』, 76쪽 ‘낭송’의 묘미는 ‘생각을 멈추는 것’에 있는 게 아닌가 생.. 2014. 12. 5. 『낭송 아함경』'씅'에 안차요? 집착을 버려요! 집착을 버리자고요 - 『낭송 아함경』 “눈은 언제나 사랑할 만한 빛깔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빛깔은 싫어한다. 귀는 언제나 사랑할 만한 소리를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소리는 싫어한다. 코는 언제나 마음에 드는 냄새를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냄새는 싫어한다. 혀는 언제나 마음에 드는 맛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맛은 싫어한다. 몸은 언제나 마음에 드는 감촉만을 구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감촉은 싫어한다.” ― 최태람 풀어읽음, 『낭송 아함경』, 148쪽 참말이지 이 여섯 가지 감각이 주는 쾌락 덕분에 우리 몸은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일례로 눈에 ‘좋은’ 것을 좇느라 여러 가지들을 놓치지 않습니까? 야구 동영상과 비슷하다는 뭐 그런 동영상을 보느라 정작 자기 마누라는 소 닭 보듯 한다든가.. 2014. 12. 1. 후기도 아니고 씨앗문장도 아닌, 편집자 k의 낭독의 추억 편집자 k의 낭독의 추억* 이 글은 고미숙 선생님의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의 3부 4장, 5장 ‘낭독의 추억’과 무관하지만 어쨌든 저는 관계자니까 그렇다고 아무 상관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밝혀 둡니다(응?). 할머니는 옛날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잠도 안 오는데 옛날얘기나 하나 해줘.” 어린 것의 간청에도 할머니는 번번이 입술을 쭉 내밀며 콧방귀까지 날려주는 것이었다. 이유가 없진 않았다.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다’가 그것이었다. 태어난 지 여덟 해를 겨우 넘겼을 무렵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살다 살다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 그게 뭔 상관이란 말인가. 아무리 패악을 부려도 할머니는 단호박(매우 단호한 태도를 이르는 신조어로서… 흠흠;;)이었다. 그때 옛날이야기에 대한 나의 허기를.. 2014. 11. 25.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