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의보감184

피부에 양보하세요?! 머리에 양보하세요! - 양보혈 한열(寒熱)의 균형추, 양보(陽輔) 한 여자가 있었다. 올해로 방년 18세. 한창 꽃다운 나이를 통과하는 중이다. 헌데 이 여자에겐 심각한 고민 하나가 있었다. 바로 탈모가 그것이다. 이건 그냥 땜통 수준이 아니다. 18살이 되던 어느 날, 갑자기 그녀의 머리털이 단 한 올도 남김없이 다 빠져버렸다. 에구머니나. 중이 되는 것이 아니고서야 이 몰골로 어찌 살아간담? 여자는 곧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용하다는 의사를 불러들였다. 의사는 단번에 대머리-처녀가 되어버린 원인을 밝혀냈다. 그것은 열(熱)이었다. 열이 피(血)를 쪄서 몸에 있는 피가 말라버린 것, 그것이 머리털이 다 빠져버린 이유였다. 헌데 상식적으론 좀 납득하기 어렵다. 머리털과 피가 무슨 상관이기에 피가 마른다고 해서 대머리가 된단 말인.. 2014. 2. 13.
삶을 유연하고 활기차게 하는 혈자리 - 양릉천 양릉천, 삶을 굴신하다 어느 뻣뻣녀의 살풀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신체 단련을 하고 싶었다. 다른 학인들처럼 108배나 등산으로 시작해볼까 생각했지만, 재미가 없으면 금방 싫증 내는 스타일이라 망설여졌다. 고민하다 한국무용을 배워보기로 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에 따라 몸을 움직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이 단련되지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은 적중했다. 한국무용은 굴신(屈伸)이 반복되는 하체 동작으로 이루어진다. 지속적으로 장단에 맞춰 다리를 굽혔다 폈다하는 동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면서 발을 디딜 때는 다른 쪽 발뒤꿈치를 스치면서 발뒤꿈치부터 발바닥, 발가락 순으로 디딘다. 이런 동작이 음악의 리듬과 강약, 자기 호흡과 혼연일체를 이루면서 진행된다. 동작이 느리고 보폭이 좁아서 쉬울 것 같지만 그렇.. 2014. 2. 6.
『동의보감』은 살아있다! 우리의 습관 속에! #원인-결과—데이비드 흄—풍(風) 천 개의 원인, 천 개의 치료 찬 곳에서 잔 후 입과 눈이 비뚤어졌다는 사람을 간혹 본다. 그 이름도 특이한 ‘구안와사(口眼喎斜)’다. 멀쩡하던 얼굴이 고약하게 일그러지는 병이다. 언뜻 보면 얼굴이 얼굴 밖으로 뛰쳐나간 느낌이다. 아니다, 뭔가가 얼굴을 얼굴 밖으로 밀어낸 것이다. 한의학은 그것을 풍사(風邪) 때문이라고 지목한다. 풍사가 들어와 원래 있는 얼굴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늘어져서 멀쩡하게 보이는 쪽이 풍사가 침범한 쪽이다. 풍사는 한쪽 몸을 쓰지 못하는 편고, 아프지는 않은데 사지를 못 쓰는 풍비, 쓰러진 사람이 혀도 뻣뻣해져 ‘억억’ 소리만 내는 풍의, 기타 마비 증세들을 지칭하는 풍비 등 형태도 갖가지다. 심지어 혈맥에 들어 왔느냐,.. 2014. 2. 5.
상태와 의지와 몌미와 序詩 상태와 의지와 몌미와 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이제 와서 무슨 수로 바라겠는가. 이미 버린 몸……. 33년간 쌓아놓은 부끄럼만으로도 하늘을 찌르고 남을 것이다. 하지만 새해가 됐다고 해서 그 모든 부끄럼들을 쓸어버리겠다든가, 더 이상 내 인생에 부끄럼을 보태지 않겠다든가 하는 결심 따위는 하지 않겠다. 나는 올해도, 내년에도, 죽을 때까지도 계속 부끄럼을 저지르며 살겠다. 다만 내가 만들어낸 부끄럼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남에게 떠넘기지는 않겠다. 나의 부끄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겠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나는 그런 것으로 괴로워하고 싶지 않다. 그런 예민함의 소유자이고 싶지 않다. “잎새에 이는 바람”조차도 나를 괴롭히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 2014. 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