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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184

담이 잘 작동하면 온몸이 즐겁다! -담(膽)과 운명애 #운명애-담기주승(膽氣主升)-세네카 운명을 사랑하는 방법 담(膽)은 ‘쓸개’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웅담(熊膽)은 곰의 쓸개를 말한다. 오래전 곰의 몸에 관을 꽂아 쓸개즙(담즙)을 빨아먹다가 쇠고랑 차는 뉴스를 본적 있다. 정말이지, 나이든 아저씨들이 함께 모여서 즙을 빨아먹는 모습은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했다. 이 장면을 엘 그레코의 방식으로 그림 그리면, 그 어떤 그림보다 초현실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좀비의 세계가 바로 이런 모습 아닐까 싶다. 아, 지옥이란 저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TV에 있구나. 이제 나도 그 아저씨가 되었다. 나는 어떤 즙을 빨아 먹고 있을까. 그러나 지옥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처럼, 천국도 그리 멀지 않다. 담은 간 아랫부분에 붙어 있는 배 모양의 주.. 2014. 5. 14.
백수들이여 튼튼한 두 다리로 세상을 딛고 서라! - 태충혈 태충, 하초를 세우다 이립(而立) 혹은 서른 즈음에 나이 서른. 계란 한판. 저질체력. 솔로. 백수신세. 참 처량한 스펙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백수들 신세가 대~충 이렇다. 학벌은 빵빵하고 온갖 자격증은 죄다 갖고 있는데도 백수다. 거기다 연애도 잘 안 된다. 비참(?)하지만 현실이다. 원조 백수, 공자(孔子). 그의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몇몇 말단직(인턴)을 거치긴 했지만 변변한 직업도 수입도 없는 백수였다. 하지만 공자는 이 백수-시절을 이립(而立)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스스로 세상을 향해 떳떳이 설 수 있었던 시기라는 뜻이다. 립(立)은 그 청춘의 환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글자였다. 가진 것 하나 없이도 두 팔과 두 다리를 크게 벌리고(大) 대지(一) 위에 당당히 서는 것. 그것이 선다.. 2014. 5. 1.
[인터뷰] 자타공인 고전평론가 고미숙, 근대성을 말하다 우리의 신체와 무의식에 새겨진 '근대성'에 대한 탐사! 1. 선생님께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고전평론가’이시고, 그간의 저작활동에 비춰봤을 때, 이번에 출간하신 책들이 이라는 데에 놀라는 독자들도 적지 않을 듯합니다. 독자들의 머릿속에는 ‘고미숙=고전’이라는 등식이 자리하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일단은 ‘근대성이 뭐지? 왜 고전평론가가 저런 문제를 다뤘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 것 같은데요. “근대, 그러면 지금 우리 시대도 사실은 근대예요. 근데 더 구체화하면 20세기적 삶의 방식이나 세계관, 이런 걸 총칭하는 말이고. 정확하게 얘기하면 1894년 갑오년,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이네요. 그때부터 이제 어떤 지축이 막 흔들리면서 서구가 도래해서 1907년쯤 해서 근본적으로 개편이 되는 거예요. 그때부터.. 2014. 4. 9.
하늘엔 아홉개의 별, 사람에겐 아홉개의 구멍! 별에서 온 구멍을 차갑게 해주는 규음혈 열려라, 참깨? 열려라, 규음! 나, 쌍꺼풀 수술할래 지난겨울, 동생 집에 놀러 갔다가 겪은 일화다. 네 살배기 조카와 함께 길 건너 아파트 단지에서 여는 시장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조카와 나는 손을 잡고 몇 발자국 먼저 가고, 동생이 좀 뒤처져 오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를 막 벗어나려는 순간, 조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같이 다니는 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는 할머니와 함께였다. 아이가 먼저 조카를 보고 아는 체를 했다. 나는 조카에게 친구냐고 묻고 있는데 동생이 금세 오더니 할머니에게 인사를 했다. “수, 할머니세요? 안녕하세요. 수, 할머니랑 어디 다녀오는구나!” 동생은 할머니에게 엷은 미소를 보냈다. 할머니는 동생에게 물었다. “우린 놀이터 갔다가 오는 길이에요. 근데 얘는?” “수랑 어린이집 같이 .. 2014.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