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478 [아기가 왔다2] 까꿍 놀이 까꿍 놀이 아기가 9개월쯤 되었을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잠시 저녁거리를 사고 있는데, 유아차에 있던 딸이 혼자 얇은 담요로 얼굴을 가리더니 홱 하고 내렸다고 한다. 나는 그 상황을 보지 못했지만, 남편과 첫째가 똑똑히 목격(!)했다고 한다. 그 후로 딸의 셀프 까꿍 놀이는 계속되었다. 방문을 열었다가 닫으며 숨었다가 나타났고, 또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오빠의 내복 바지나 책, 분리수거하려고 꺼내 놓은 종이 등등) 머리 위로 올린 다음 내리기 바빴다. 그날도 딸은 얇은 천 기저귀를 가지고 신나게 까꿍 놀이 중이었다. 나는 이번에는 꼭 기록하고 싶어서 앞에서 핸드폰을 들고 촬영하기 시작했다. 한 열번쯤 손을 올리고 내리며 놀이를 즐기는 딸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갔다. 바닥에 ‘쿵’ 소리가 났.. 2024. 1. 16. [한문이 예술] 昔, 어떤 과거는 오래된 극복이다 昔, 어떤 과거는 오래된 극복이다 하고 싶은 말 언젠가 한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왜 선생님을 하기로 했어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이 스쳤다. '내가 선생이었나?'부터 '내가 선생이어도 될까?', 그리고 '내가 어쩌다 선생이 되었지?'라는 물음으로 이어졌다. 나는 질문한 친구에게 되물었다.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 친구는 "그냥 궁금해서요."라고 했지만 곧이 곧대로 듣기에는 조금 찔리는 부분들이 있었다. 내가 선생이라기엔 하고 다니는 행색이 너무 선생답지 않았나? 수업이 별로인가? 아니면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혹시라도 너무 '선생'같은가^^?? 스스로 선생이라기보다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온 시간이 훨씬 길어서 그런지 친구의 질문에 쉽게 대답할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에서 아이들 앞.. 2024. 1. 15. [내 인생의 일리치] 스마트폰과 쾌락의 활용 스마트폰과 쾌락의 활용 정건화 스마트폰, 어떤 참을 수 없음 『소셜 딜레마』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는 섬뜩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리콘밸리의 똑똑한 기술자들과 디자이너들이 심리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거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자? 물론 아니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플랫폼에 사람들을 더 자주, 더 오래 붙들어두려면 인간 심리의 취약한 지점을 가차 없이 파고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메일의 아이콘 하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같은 기능 하나도 ‘그냥’ 만들어진 건 없다. 그들이 애용하는 가장 기초적인 이론 중 하나는 인간의 두뇌가 불확실한 피드백에 더 강력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이 이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게시물들을 시간 순으로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 새로고침을 .. 2024. 1. 12. [미야자키 하야오-일상의 애니미즘] 선글라스와 양복의 저주 《붉은 돼지》 ③캐릭터 선글라스와 양복의 저주 얼굴은 돼지인데 몸은 양복을 입은 신사! 붉은 돼지는 미야자키의 괴상한 캐릭터 중에서도 으뜸이다. 마법 때문에 변신하는 계열로 따지자면 키키(마음의 변신)가 앞서고, 이후로는 인간이 되고 싶은 물고기 포뇨(몸의 변신)가 있다. 붉은 돼지는 위아래가 상이한 종(種)으로 종합되어 있는 캐릭터로는 최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왜가리 남자와 가장 가깝다. 왜가리 남자는 하체는 새인데, 위로는 왜가리와 인간의 탈을 번갈아 쓴다. 변신체, 반인반수, 이러한 독특한 조합을 통해 미야자키가 풀어보려한 문제는 무엇인가? 인간은 왜 돼지가 되며, 돼지는 어떻게 인간이 되는가? 돼지코와 검은 구멍 붉은 돼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얼굴에 있다. 돼지이니까 코가 결정적.. 2024. 1. 11. 이전 1 ··· 75 76 77 78 79 80 81 ··· 87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