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98 『서대문 형무소』 - '위대한 여정' 속, 0.9평의 어둠 『서대문 형무소』'위대한 여정' 속, 0.9평의 어둠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정치'에 무관심해졌다. 그것이 일상의 정치든, 저 멀리 국회나 아스팔트 바닥에서 벌어지는 정치든, 마찬가지였다. 미시권력이든, 거시권력이든 '권력'이라는 기호로부터 멀어지고 싶었다. 이론과 실천의 이분법, 어떻게 해도 이론의 완전성을 따라잡을 수 없는 실천의 초라함, 그로부터 연유하는 죄의식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맑스주의 용어 중에 '당파성 이론'이라는 게 있다. 대충 요약하면, 중립은 없다, 우리 계급의 편이 아니면 다른 계급의 편이라는 내용이다. 좀 더 파고 들면 그렇기 때문에 우리편 안에서 '끊임없는 자기비판'이 있어야 한다는 데에까지 나아간다. 그게 문제다. '끊임없는 자기비판'을 하기에는 나는 너무 약하다. 나는 그걸 '.. 2018. 9. 12. [불교가좋다] 연인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나 정화스님 멘토링남자친구와 흐뭇하게 만나는 법 질문 :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요?Q> 아까 말씀해주신 것처럼 남자친구를 만날 때, 이 사람을 나와는 다른 존재다라고 이해하면서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만나다 보면 너무나 다른 지점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냥 다르다고 이해해주면서 넘어가기에는 뭔가 좀 불만족스러운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남자친구도 다른 친구들처럼 맛있는 거 먹고 다니는 그런 정도로만 만나야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화스님 : 우선 남자친구는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에요. 딱 한번만이라도 내 뺨을 때렸다고 하면 무조건 헤어지든지 아니면 병원치료를 받아야 돼요. 그 사람은 사람을 때리기 위해 만나는 거에요. 데이트 폭력을 행.. 2018. 9. 11. '절실함',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하여 '절실함',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하여 나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라는 질문이 어쩐지 허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좋은 책을 골라야지' 하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취미는 독서'라거나, '책을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의식이 있어서 책을 읽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딱히 그런 의식이 없이 그저 배고프면 밥먹는 것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같은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낯선 질문이 아닐까 싶다. '절실함'도 그렇다. 무언가 '절실'하여서 책을 읽은 경우는 내 인생에 고작 3~4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 읽었던 책들의 대부분을 지금은 더 이상 읽지 않는다. 사실 그 중에 몇몇권은 책등도.. 2018. 9. 10. 글쓰기의 능력, 한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움직이는 일 글쓰기의 능력, 한 사람의 마음을 조용히 움직이는 일 글이란 뜻을 드러내면 족하다. 글을 지으려 붓을 들기만 하면 옛말에 어떤 좋은 말이 있는가를 생각한다든가 억지로 경전의 그럴듯한 말을 뒤지면서 그 뜻을 빌려 와 근엄하게 꾸미고 매 글자마다 엄숙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사람은, 마치 화공(畵工)을 불러 초상화를 그릴 때 용모를 싹 고치고서 화공 앞에 앉아 있는 자와 같다. 눈을 뜨고 있되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으며 옷의 주름은 쫙 펴져 있어 평상시 모습과 너무도 다르니 아무리 뛰어난 화공인들 그 참모습을 그려 낼 수 있겠는가.글을 짓는 일이라고 해서 뭐가 다르겠는가. 말이란 꼭 거창해야 하는 건 아니다. 도(道)는 아주 미세한 데서 나뉜다. (……)글을 짓는 건 진실해야 한다.이렇게 본다면, 글을 잘 짓고 .. 2018. 9. 7. 이전 1 ··· 441 442 443 444 445 446 447 ··· 9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