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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품(官品)’ 으로서의 사회 - 中 ‘관품(官品)’ 으로서의 사회 - 中 이른바 군(群)이라는 것은 사람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부분에 정밀하지 못하면 전체를 볼 수 없다. 하나의 군[一群], 한 나라[一國]의 성립 역시 체용공능(體用功能)이 생물의 한 몸[一體]과 다름이 없어 크기의 차이는 있어도 기관의 다스림[官治]은 서로 준한다. 고로 인학(人學)은 군학(群學)으로 들어가는 문이다.─옌푸(嚴復), 「원강(原强)」(1895) ‘관(官)’의 의미 이는 스펜서의 ‘organism’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인 것처럼 보인다. 스펜서에게 유기체의 핵심은 단순히 부분이나 기관들로 나뉘어져 있다는 점보다 생명 그 자체의 특성인 성장한다는 점, 성장하면서 복잡해진다는 점, 복잡해지면서 부분들은 더욱 상호의존적이 된다는 점에 있었다. 그런 점에서 .. 2018. 10. 4.
학교가 만들어내는 ‘바보’ 존 테일러 개토, 『바보 만들기』 학교가 만들어내는 ‘바보’존 테일러 개토, 『바보 만들기』 필자의 말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이쯤에서 슬슬 학교 제도에 대한 나의 견해를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사랑의 학교』 대신 『수레바퀴 아래서』를 고른 시점에서 이미 들통 났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나는 학교 제도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선을 가.. 2018. 10. 2.
월간 '덮은 책도 다시보자' 10월!!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빈칸 채우기!! 월간 '덮은 책도 다시보자' 10월!!『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빈칸 채우기!!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책소개 보러가기 9월 정답과 담첨자입니다! 1. 이익2. 주자학3. 목민관4. 숙종5. 혼천의 프리랜Seo(메일드리겠습니다) 이번달 문제입니다!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각 장에서 뽑았습니다. 아래 빈칸에 들어갈 말을 비밀 댓글로 달아주세요!! 1. 2. 3. 4. 5. 2018. 10. 1.
삶이 다 기적이므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삶이 다 기적이므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이 세상만 아니라면 어디라도 가자, 해서 오아시스에서 만난 해바라기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르겠으나 딱 한 송이로 백만 송이의 정원에 맞서는 존재감 사막 전체를 후광(後光)으로 지닌 꽃 앞발로 수맥을 짚어가는 낙타처럼 죄 없이 태어난 생명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성모(聖母) 같다 검은 망사 쓴 얼굴 속에 속울음이 있다 너는 살아 있으시라 살아 있기 힘들면 다시 태어나시라 약속하기 어려우나 삶이 다 기적이므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사막 끝까지 배웅하는 해바라기 _김중식, 「다시 해바라기」, 『울지도 못했다』, 문학과지성사, 2018, 88쪽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 것이 언제부터였는지 가물가물해질 즈음, 하나의 사건을 겪었다. 아니 사건이 닥쳐왔다. 이제.. 2018.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