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44 아빠의 일 아빠의 일 나는 출판사에 다니며 아이를 본다 나는 출판사에 다닌다. 출판사에 다니고 있으니 ‘출판인’이기는 하지만, 딱히 내가 그렇게 느낀 적이 있었던가? 얼마간 그랬던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조차도 그 느낌이 딱히 강력하지는 않았다. 그건 아무래도 내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듯한데, 출판사에 다니기는 했어도 내가 했던 일들의 대부분은 여느 IT회사에서나 할 법한 일들이었다.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고, 나아가 홈페이지를 만들고, 더 나아가 웹 서비스를 만들기까지 했다.(정확하게는 그것들을 설계하는 일을 했다.) ‘출판인’이 할 법한 일들을 생각해 보았을 때 떠오를 법한 일들, 원고와 씨름하거나, 저자들과 미팅을 하거나, 표지 디자인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거나 하는 일들은 대개 내 일이 아니었다. 이.. 2019. 3. 22.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가야만 해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가야만 해 오월의 바람을 타고영어 낭독이 들려온다뒷집 대학생 목소리곧이어 일본어 번역이 뒤따른다발표를 준비하는 듯격식을 차린 목소리로영어와 일본어를 교차로 구성했다 그 젊음에 잠시 일손을 멈추고들어보는데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이 실패에도 불구하고……거기서 불쑥 침묵이 흘렀다왜 그래? 그 다음은 갑작스레 실연의 상처가 찾아든 것일까혹은 깊은 사색의 늪으로끌려들어간 걸까바람이 불어와도두 번 다시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남은 것은 라일락 향기뿐 원문은 모르지만 그 뒤는 내가 이어볼게그래이 실패에도 불구하고나는 다시 살아가야만 해이유는 모르지만살아 있는 한 살아 있는 것들의 편이 되어 _이바라기 노리코, 「이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음 가는 마을』, 봄날의책, 2019, 1.. 2019. 3. 21. [나쓰메 소세키의 질문들] 근대인의 불안을 파헤치다 새연재 을 시작합니다!나쓰메 소세키의 장편을 '삶의 질문들'과 함께 읽어 나가는 특별한 코너, '소세키의 질문들' 연재를 새로 시작합니다. 박성옥 선생님의 조단조단하고 따뜻한 안내와 더불어 소세키 장편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프롤로그 근대인의 불안을 파헤치다 삶의 방향이 바뀌는 징후 지금의 나는 어떻게 이 자리에 서있게 되었을까? 인생이 언제 어느 지점에서 방향이 바뀌었는지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7년 전 나는 대구의 교육 일번지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스무 명 가까이 강사를 고용하고 수 백 명의 학생들이 들락거리는 제법 큰 학원이었다. 나는 시간을 모눈종이처럼 촘촘히 잘라서 써야했다. 바쁘고 또 바쁜 일상은 지루했다.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리는 시간만이 지.. 2019. 3. 20. [불교가 좋다] 너무 잘 살려고 하지 마세요 너무 잘 살려고 하지 마세요 성찰을 잘 못하는 것 같습니다.질문 : 제가 사주 상으로 목, 화, 토 이렇게 발산하는 기운이 많고 수렴하는 기운이 거의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휙휙 새로운 걸 시작하고, 전환하는 건 빠르게 하는데 자기 성찰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게 잘못됐다’라고 하면 ‘아 그러면 그렇게 안 하면 되지’, ‘아 그러면 이제 다음에는 이거 안 할 테니까 다른 거 할게’ 이런 식으로 가고 거기에 대해서 제가 성찰을 잘 안 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글을 쓸 때) 그냥 사건 위주로만 쓰고 그거에 대해서 제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그런 건 잘 안 쓰게 돼요. 그래서 성찰이란 게 욕망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습을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때 상황을 볼 수도 있을 거고, 여러 가지가 있을 .. 2019. 3. 19. 이전 1 ··· 396 397 398 399 400 401 402 ··· 8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