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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아니오’ (5) 니체의 ‘아니오’ (5) 자유로운 인간은 전사다 니체의 ‘아니오’는 자유다. 그것은 자신의 운명을 직시하고, 그 운명과 맞서고 있는 자의 모습이다. 이제 한계없는 운명이란 자유의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매 순간이 자유의 공간을 열게 되는 가능성이 된다. 운명의 한계가 없다는 것은 우리의 싸움 역시 한계 없이 계속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끝없는 싸움, 끝없는 자유. 훗날 니체가 말했듯, “자유로운 인간은 전사다.” 한 때 자유라고 하면 아무런 걸림돌도 없는 상태를 떠올리곤 했었다.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안락한 상태가 자유일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싸움은 끝이 없었고, 그런 안락함은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지쳐갔다. 그리고 좌절했다. 하지만 그 좌절의 정체는 나의 믿음, 제한없는 자유라.. 2019. 3. 12.
모험과 철학의 별자리, 사수자리 모험과 철학의 별자리, 사수자리 첫눈이 내립니다. 뜨거운 여름도 수확의 가을도 끝난 시간, 온 대지는 하얗게 눈으로 덮입니다. 만물은 형체의 디테일을 감추고 고요해집니다. 이때는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 존재를 알 수 있는 시간입니다. 2주가 더 지나면, 함박눈이 내립니다. 펑펑 쏟아져 내린 눈은 소복소복 하얀 솜이불이 되어 평등하고 관대하게 땅을 보온합니다. 스케일 크게 지구의 모든 땅을 뒤덮습니다. 첫눈이 내리는 소설(小雪, 양력 11월 22일 무렵)과 함박눈이 내리는 대설(大雪)의 기간에 태어난 사람들... 사유의 힘과 거대한 관대함을 가진 이들이 바로 사수자리입니다. 반인반마, 우주와 인생의 이치를 탐구하다. 애니메이션 의 주인공 ‘포’는 커다란 덩치에 쾌활하고 큰 소리로 떠들고 웃고 뛰어다닙니다. .. 2019. 3. 11.
[아기가 왔다]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딸의 낮잠 친구와 어떤 침대 우리 딸은 (다른 모든 아기들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낮잠을 자기 전에 특정한 행동을 한 후 특정한 상태로 잠자리를 세팅하려고 한다. 마치 타석에 들어서기 전 장갑 벨크로를 여러번 고쳐 붙이는 타자 같다. 우리 딸은 자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아빠에게 안아달라고 한다. 그러고는 전등 스위치를 제 손으로 직접 끊다. 그 다음엔 잠자리 옆에 사진에 보이는 야옹이(일명 '응야') 인형을 두어야 하고, 옷걸이에 걸어둔 페이크퍼 조끼를 덮어 달라고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요즘은 스마트스피커에서 나오는 파도소리를 배경으로 까는 과정이 추가 되었다. 이 모든 준비를 마치면 일단 아빠(어떤 침대의 정체다)가 눕는다. 그러고 나면 딸이 아빠 배 위에 눕고, 딸의 등을 조끼로 덮어주는 것이다.. 2019. 3. 8.
메이지 헌법의 구성과 신체성 - (3) 메이지 헌법의 구성과 신체성 - (3) 소위 ’시라스[しらす]‘라는 것은 즉 통치를 의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역대의 천황은 이 천직을 중시해,군주의 덕은 팔주신민(八州臣民)을 통치하기 위해 있고,일인일가에 향봉(享奉)하는 사사로움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었다.이것은 이 헌법에서도 의거하는 기초가 되는 바이다.─伊藤博文, 『헌법의해(憲法義解)』(1889) ‘통치’와 ‘시라스’​ 앞서 『헌법의해』와 「군인칙유」, 「칙어연의」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새로운 통치모델은 후쿠자와의 국체론과 대비를 이루면서 천황의 권력을 강화하는 신체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처럼 머리와 사지를 상하 수직적인 명령 관계로 파악하는 신체성 속에서 다양한 바디폴리틱은 천황 중심의 단일한 신체모델로 정리되기 시작한다. 이노우에 코와시(井上毅.. 2019.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