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490 목놓아 불러 봅니다. '엄마' 목놓아 불러 봅니다. '엄마' 요즘 부쩍 아는 게 많아져서 그런지, 전엔 하지 않던 행동들을 한다. 사진에서 보듯, 낮 시간 어느 때인가 불쑥 창가로 가서는, 큰 소리로 '엄마!'하고 부르곤 하는데, 처음엔 꽤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창문이 열려있었기 때문이다. 하하. 우리집 앞 사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일제히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데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그렇게 소리를 치고 돌아보며 웃거나, 곧바로 아빠에게 장난을 걸어오는 모습을 보면 딱히 엄마가 그립다거나, 엄마를 생각하면 코끗이 찡해진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닌 것 같다. 다만 보고 싶을 뿐. 그래서 그럴 때는 아빠도 그냥 딸과 함께 엄마를 목놓아 부른다.(창문 닫고) 다만 유의할 것은 여기서 '엄마'는 아빠의 엄마가 아니다. 아.. 2019. 11. 1. ‘사심’에서 ‘양지’로 ‘사심’에서 ‘양지’로 내가 사랑하는 책 『전습록』은 내 삶의 태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 책과 진하게 만날 때쯤 나는 남편이 되었고 아빠가 되었다. 아빠가 된다는 사실에 설레고 기뻤지만 동시에 걱정도 함께 찾아왔다. 공부하는 백수였기에 버는 돈도 많지 않았고 모아둔 것도 별로 없었다. 점점 ‘생계’가 고민되기 시작했고 내 글은 걱정으로 채워졌다. 걱정한다고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지만 나는 그 문제를 놓지 못했다. 그해 마지막 학기에 『전습록』을 만나서야 내가 왜 놓지 못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전습록』은 명나라 시대의 유학자 왕양명과 제자들이 주고받은 문답을 모아놓은 책이다. 양명은 우리의 마음에 이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마음의 본체인 ‘양지’는 배우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도 무엇이 옳고 .. 2019. 10. 31. [소세키의질문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바쁜 세상에 맞서는 안티의 윤리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바쁜 세상에 맞서는 안티의 윤리세상의 속도와 달리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는 없을까? 왜 고양이의 시선인가? 대 스타일수록 공연의 맨 마지막에 등장해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는 법이다. 소세키 문학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하 『나 고양이』)를 가장 끝으로 소개하는 까닭은 대 스타를 대우하는 이치와 같다. 『나 고양이』는 소세키의 장편소설 14편중에서 내가 가장 애정을 느끼는 작품이라 아껴둔 보물을 꺼내는 심정이다. 1905년 1월 『나 고양이』 1회분이 잡지에 발표되었다. 소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원래 시험 삼아 한 편 썼던 소설이 열화와 같은 인기를 얻게 되자 소세키는 11편이나 연재를 이어나가게 된다. 『나 고양이』는 무명작가였던 소세키를 세상에 알리는 신호탄이 되.. 2019. 10. 30. [쿠바리포트]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이야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이야기 드디어 읽는다, 연구실 인기도서 이 게으른 방학을 맞이하여, 나는 연구실의 영원한 인기 도서를 드디어 처음으로 집어들 수 있었다. 바로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다. 연구실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어 온 책, 표지를 너무 자주 봐서내 책장에도 한 권은 꽂혀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주곤 했던 책, 뉴욕에 가기 전에 어머니에게 선물로 드리기까지했던 책. 그러나 나는 단 한 번도 이 책의 첫 장을 열어본 적이 없었다. 그 당시 나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내가 아직 중년이 안 되었기 때문에 이 책이 별 효용성이 없다고 여겼다. 저자가 동원한 임상 사례들은 모두 40대에서 50대, 아무리 젊어봤자 30대인 여성들이었다. 10대 후반이었던 내가 몸에 대해서 무슨 고민거리가 있었겠.. 2019. 10. 29. 이전 1 ··· 344 345 346 347 348 349 350 ··· 8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