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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리포트] 욕망에 관하여 욕망에 관하여 핑크하우스에서의 마지막 드라마 나는 이사를 가겠다고 말했고, 난리가 났다. 아줌마는 문자 폭탄을 날렸다. 최소한 6개월은 살아달라고 자신이 처음에 부탁했던 것을 잊었느냐고, 왜 배신을 때리느냐고! 물론 그 약속을 나는 기억했다. 그러나 그것은 앞뒤 맥락 쏙 빼먹은 반쪽짜리 약속이었다. 맨 처음 아줌마는 이 집이 라이센스가 없는 불법 까사임을 강조하면서 내게 조용히 살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룸메이트를 들이게 된다면 이웃이 불평을 할 수도 있으니, 그 경우에는 정부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서 이 집을 합법 까사로 바꾸겠다고 했다. 합법 까사가 된다면 처음 라이센스 발급 비용(꽤 비싸다)을 메워야 하므로 집값도 올려야 하고, 나도 여기서 최소 6개월은 살아야 한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납득.. 2020. 3. 25.
[내인생의주역] 술과 음식에서 기다린다는 것 술과 음식에서 기다린다는 것 水天 需 ䷄ 需, 有孚, 光亨, 貞吉, 利涉大川. 初九, 需于郊, 利用恒, 无咎. 九二, 需于沙, 小有言, 終吉. 九三, 需于泥, 致寇至. 六四, 需于血, 出自穴. 九五, 需于酒食, 貞吉. 上六, 入于穴, 有不速之客三人來, 敬之, 終吉. 살아간다는 건 늘 무언가를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인 것 같다. 어릴 적 동생과 함께 시장간 엄마가 돌아오길 버스정류장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해질 무렵 두 손 가득 물건을 들고 내리는 엄마를 보며 뛰어가던 우리들. 그 기다림은 참 행복했다. 하지만 인생에는 그런 기다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것에 대한 기다림이다. 그래서 기다림은 늘 약간은 긴장되고 초조하고 애가 탄다. 수(需)는 기다림의 괘이다.. 2020. 3. 24.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 지은이 인터뷰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 지은이 인터뷰 1.선생님께서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신다고 읽었습니다. 말씀인즉슨, 철학 공부를 본업으로 하고 계신 것은 아니라는 뜻인데요. 선생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플라톤의 『국가』을 읽으시고, 글도 쓰시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글쓰기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문학 연구를 위해 철학을 공부하기도 하지만, 저도 제가 플라톤의 『국가』를 가지고 글을 쓰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예전에 플라톤의 대화편 가운데 『소크라테스를 위한 변론』 정도 읽었던 것 같고, 두꺼운 『국가』는 읽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 것이 알 수가 없어서, 제가 『국가』를 읽고 책까지 쓰게 되었네요. 아마도 이런 일이 일어난 것.. 2020. 3. 23.
북드라망출판사 신간!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이 출간되었습니다!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생활밀착 인문-일상 에세이,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이 출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입니다. 요즘 어떻게들 지내시나요? 하…하긴 말 안 해도 다 알지요. 별수 있나요. ‘이 또한 지나가리니’ 하며 몸과 일상이 평정을 잃는 것을 최소화할 수밖에요. 어쨌거나 힘들 내십시다요, 아자, 아자, 아자! 아무튼 전쟁 통에도 아이는 태어나고(응?), 코로나 19라는 세계적 재난 속에서도 책은 나와야지요. 더욱이 2월에 신간이 나오지 않았던 북드라망에서는(흠흠;;) 더더욱 새 책이 나와야 했습니다. 그리하야, 재난 속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있는 재주를 다하여 만들어 낸 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 플라톤의 국가에 대한 14편의 에세이』입니다. 이.. 2020.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