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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포토로그] 6월, 햇보리와 모내기 6월, 햇보리와 모내기 아마도 망종(芒種) 즈음에 베었을 햇보리가 사무실 근처 하나로마트에 들어왔길래 냉큼 5kg을 샀습니다. 집까지 어떻게 짊어지고 갈지가 걱정이지만, 그래도 내가 농사지은 것처럼 뭔가 든든하네요. 햇보리가 벌써 서울 마트까지 올라왔으니, 보리 벤 논에 모내기도 거의 끝났을 듯합니다. 농부들은 이제 장마 견디고 태풍 견디면서 가을수확을 기다리겠죠.2025년이 벌써 절반이 지나갔다고 슬퍼하고 있었는데, 무논에 자리 잡은 벼가 이제 자라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을 다잡을 여유가 생기네요. 이제 태산보다 높다는 보릿고개도 넘었으니, 청국장, 열무김치에 보리밥 든든히 먹고 남은 6개월 즐겁게 달려 보아야겠습니다.^^ 2025. 6. 26.
[현민의 독국유학기] 입원기 입원기글쓴이 현민(문탁 네트워크)친구들과 함께 동천동의 책방 우주소년을 운영했습니다. 서점을 운영하며 스쿨미투집 1권과 같은 이름의 공동체 탐구집 2권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독일에 삽니다. 입원기 볼더링을 하다가 떨어졌다. 다음 날 응급실에서 하루종일 엑스레이를 몇 번 찍은 후 의사로부터 인대 파열과 발목 바깥쪽 뼈가 부러졌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뼈를 재위치하기 위해선 다리에 못을 박는 수술을 해야 했다. 살면서 병원에 가는 일이 잘 없는게 자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입원을 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한 것은 보험 확인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내게 보험은 있냐고 물었다. 최근 나는 독일에서 새 비자를 받았는데, 그때 독일 사보험을 등록해놓았다. 지난 한 해 동안은 한국에서 가장 싼 여행보험을 들어놓았다. .. 2025. 6. 25.
[다람살라 유학기] 왕초보 가이드의 다람살라 여행기 왕초보 가이드의 다람살라 여행기 박 소 담(사이재) 다람살라 유학 생활도 슬슬 익숙해질 때쯤인 반년 차, 어머니가 다람살라에 오셨다. 한국을 떠날 때 누가 제일 먼저 다람살라에 찾아올까 궁금했는데, 많은 연구실 샘들을 제치고 어머니가 첫 방문을 하신 것이다. (물론 그사이에 보라언니가 먼저 찾아오긴 했지만 사전 답사 때부터 함께했던 보라언니는 벌써 다람살라가 세 번째인 베테랑이다^^) 그것도 혼자 짧게 왔다 가는 게 아니라 이모와 사촌 동생을 데리고 장장 한 달가량의 인도 여행을 계획하셨다. 물론 가이드는 준-현지인인 나다. 아무리 여행을 좋아하는 어머니시더라도 인도를 초행자들끼리 오기는 쉽지 않았을 터. 어찌어찌 인도에 살고 있는 나와의 연으로 이모와 사촌 동생도 같이 와 준다고 하니, 제대로 보시하겠.. 2025. 6. 24.
[허남린 선생님의 임진왜란 이야기] 권력과 폭력에 묻힌 침묵을 찾아 권력과 폭력에 묻힌 침묵을 찾아허남린 선생님(캐나다 UBC 아시아학과 교수) 임진왜란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조선의 인구는 3퍼센트에서 5퍼센트나 줄어든 것으로 추량된다. 이는 오십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에 근거한 추계이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는 대략적 추계가 가능한데, 조선의 전체 인구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인구를 추정한 학자들은 있다. 이들의 널뛰기 추정치에 사망자 추계치를 대입하면 전체 인구의 3퍼센트에서 5퍼센트가 된다. 지금의 남한 인구 5천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낮게 잡아 3퍼센트면 백오십만이고, 5퍼센트면 이백오십만 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엄청난 숫자이다. 왜침의 참화는 조선의 구석구석에 미쳤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벼락처럼 내려친 망실의 고.. 2025.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