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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가좋다] 무지의 상속 무지의 상속 질문자: 어머니와 관계에서 오는 괴로움을 어떻게 없애야 할까요? 자신의 괴로움을 어떻게 없애느냐… 저의 이생의 괴로움은 엄마와의 괴로움이거든요. 저는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엄마한테 생일상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저는 결혼 전엔 엄마생일에 대한 어떤 개념 없었는데, 이제는 어버이날도 챙기고 엄마 생일도 챙기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뭔가 이게 나름대로 효다. 제가 대학교육까지 받았잖아요. 배운 게 ‘부모에게 잘하고 효는 모든 덕행의 기본이다.’ 이런 군사부일체 같은 교육을 너무 많이 받고 항상 그런 것으로 살아가지고 그때부터 엄마생일을 챙겨주는 것을 효라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도 엄마는 변하지 않고 인제 이렇게 되서…… 정화스님: 그러니까 이 이야기를 굉장히 빨리 알았어야 .. 2021. 12. 3.
[만드는사람입니다] 얽거나 짜서 만드는 방법 얽거나 짜서 만드는 방법 “개인들을 이런저런 속성이 부착되는 고정불변의 실체로 보는 원자론적 인간관은 개인적 정체성들과 여러 능력들 그 자체가 여러 가지 점에서 사회적 과정들과 관계들의 산물이라는 점을 깨닫지 못한다…. ―아이리스 매리언 영, 『차이의 정치와 정의』 목공 반장님이 타카 핀을 갈아 끼우다가 집어던지면서 버럭 화를 냈다. “아니 이 형, 그렇게 성격대로 할 거면 여기 왜 왔어! 그럴 거면 직접 일 받아 해!” ‘이 형’이라는 분도 성격이 만만찮다. “어 알았다 그래!” 하고선 작업벨트를 풀어놓고 현장에서 ‘휙’하고 나가버린다. 당황한 내가 이 형을 따라 나가려는데 반장님이 나한테도 버럭 한다. “김 실장! 내버려 둬. 내가 혼자 끝내면 되니까 가는 사람 잡지 마!” 고래 싸움에 기가 눌린 새.. 2021. 12. 2.
고미숙,『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밑줄긋기 이렇게 보면 무지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산다는 건 바로 이 타고난 무지를 타파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무지를 벗어나려면 일단 생로병사가 무엇인지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런대 현대인은 질문을 잘 던지지 못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뭘 모르는지 모르는 거죠. 무지로 인해 괴로운데, 무지가 괴로움의 원천이라는 걸 모르는 무지에 빠진 겁니다. 무지의 무지의 무지의 무지……. 이런 걸 『숫타니파타』에서는 ‘무지의 중층구조’라고 합니다. 이른바 무명이 그것입니다. 밝음이 전혀 없는 어둠의 세계인 거죠. (184쪽) ‘산다는 건 무지를 타파해 가는 과정’, ‘무지가 괴로움을 만든다’ 같은 말들을 들으면 ‘아차’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딘지 모르게 희망이 생기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 2021. 12. 1.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앎을 향한 운동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 앎을 향한 운동 우리는 알지 못하면 살 수가 없죠. 매일매일 무언가를 배워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아는 만큼의 힘으로 사는 거예요. 그래서 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는 겁니다. 더 정확히는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죠. 사피엔스를 사피엔스한다. 다시 말해 생각을 또 생각한다는 의미잖아요. 동물이나 벌레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뭘 배워야 먹고 살잖아요. 그렇다면 생명과 앎은 분리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죠. 아주 중요한 테제입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 꽤 거룩하고 거창한 질문이지만, 답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앎을 향한 운동. 그래서 이걸 포기하고 외부의 기준에 맞춰 버리면 소외의 연속이 되는 거죠. (고미숙, 『몸에서 자연으로, 마음에서 우주로』, 1.. 2021. 1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