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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걷다보면] '할미꽃'과 걷다보면 '할미꽃'과 걷다보면 희(喜) 올해로 86세가 되신 어머니는 4남매가 모두 경기권에 자리를 잡은 탓에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자 별 수 없이 독거노인의 일상으로 접어들었다. 연세가 들수록 점점 거동이 둔해지는 어머니를 보며 그나마 지팡이라도 짚고 걸을 수 있으실 때, 바람이라도 쐬어 드리자는 마음이었다. 올해는 평창에 있는 친구의 집을 숙소로 잡아서, 그 근처에 있는 ‘허브나라 정원’을 관람하며 걷는 일정으로 잡았다. 허브나라 정원은 테마별로 세익스피어 가든, 팔레트 가든 등 여러 가든으로 조성되어 있었다. 처음 들어선 곳은 세익스피어 가든이었는데 주변으로 튜울립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작년 순천만정원에서 온갖 색깔을 뽐내던 튜울립을 다시 보니 무척 반가웠다. 어머니도 작년의 튜울립을 올해는 여기서 본다며.. 2023. 6. 22.
[행설수설] 티벳불교, 인도불교, 중국불교 티벳불교, 인도불교, 중국불교 *이 글은 강의의 일부 내용입니다. 스승을 찾아서 조오 불상을 모신 조캉 사원은 순례의 마지막 귀의처는 되는데, 그 사원은 뭐가 없는 거예요? 승려가 없잖아요. 승려가 있고, 재가신자가 있고, 그렇게 불교를 일상에서 배우고 수행하는게 펼쳐져야 불교 국가가 되는 거 아니겠어요? 그것을 바로 치송데쩬 왕이 했다는 거죠. 우리가 사원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 불상을 만드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야겠다, 그러면 승려가 있어야 된다, 라고 생각한 것이죠. 승려가 있으려면 계를 주고 가르치는 스승이 있어야죠. 스승을 초청해야 돼요, 티벳에는 아직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인도에서 초청을 하는데, 바로 당시 불교의 핵심 공부처였던 나란다 대학으로부터 초청을 합니다. 이런 이유로.. 2023. 6. 21.
[나이듦 리뷰] 다른 할배의 탄생 다른 할배의 탄생 -영화, (2009,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 글에는 두 개의 영화가 등장하는데 둘 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왜 내 눈엔 할머니들만 보이는 걸까? 87세에 한글을 깨쳐 “먹고 싶은 것도 없다.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갈 때 대가 곱게 잘 가는 게 꿈이다.”라는 시를 쓴 칠곡의 박금분 할머니가 94세를 일기로 얼마 전 돌아가셨다. 신문 기사를 보니 당신 시처럼, 당신 바람처럼 가신 모양이었다. 다행이었다. 박 할머니 기사를 찾아 읽다가 소위 ‘권안자체’ ‘추유을체’ ‘이종희체’ ‘김영분체’ ‘이원순체’ 등 칠곡할매체의 주인공들의 짧은 글도 읽게 되었다. 폰트 개발을 위해 4개월 동안 한 명당 2,000장의 종이를 사용했다는 할머니들의 글씨는, 내용도 폰트도 따뜻하고 정감이 넘쳤다. 『우리가.. 2023. 6. 20.
[공동체, 지금만나러갑니다] <강감찬 청년고전학교>: 긴 시간 끝에 이곳에 도착한 청년 셋 : 긴 시간 끝에 이곳에 도착한 청년 셋 ‘강감찬 고전학교’는 남산강학원과 감이당의 콜라보 프로그램이다. 그 일환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2030 청년고전학교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가 많이 풀린 작년 시즌1에서는 ‘포스트 코로나와 청년의 비전!’이, 올해 열린 시즌2에서는 ‘지성에서 영성으로!’가 주제였다. 매주 하루, 약 두 시간가량의 동서양 고전 수업과 한 시간 반가량의 글쓰기 수업이 진행된다. 저녁도 같이 먹고 매 학기의 마지막 주차에는 MT도 다녀오는 알찬 프로그램이다. 커리큘럼을 천천히 살펴보니 재밌을 것 같기는 한데 보통 쉬운 코스는 아닌 듯하다. 고전 수업에는 선생님이 두 분이나 오셔서 강의하시고, 동서양을 넘나들며 공부하면서, 그 와중에 글쓰기까지 한다. 이 프로그램을 듣는 청년 .. 2023.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