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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징그러운 벌레 or 예쁜 벌레?! 덜 고통받는 삶의 조건 날개가 있어 날 수 있는 것들은 근본을 따져보면 꿈틀거리지 않는 것이 없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할 때는 모양이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고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며, 뿔이 있기도 하고 털이 있기도 하고, 푸르기도 하얗기도 붉기도 알록달록 하기도 하다. 혹은 나무 사이에서, 혹은 풀 사이에서 꾸물거리고 꼬물거리는데, 뜰을 지나가며 그것들을 보는 이마다 침을 뱉어 더럽게 여기지 않는 이가 없다.― 이옥 지음, 채운 풀어 읽음, 『낭송 이옥』, 126~127쪽 벌레는 참 징그럽습니다. 다리가 엄청 많고 더듬이가 길쭉한 이른바 ‘돈벌레’라는 것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벌레를 전혀 징그럽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는 걸 보면 ‘귀엽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지.. 2015. 3. 18.
어디서 소리 안들려요? 봄이 오는 소리? 봄이 오는 ‘소리’를 듣고 ‘낭송’을 떠올립니다 “암기와 암송은 다르다. 암기가 음소거 상태에서 의미단위로 텍스트를 먹어 치우는 것이라면, 암송은 소리로써 텍스트를 몸 안에 새기는 행위다. 앞에서 소리를 기억하는 건 뼈라고 했다. 그렇다. 뼈에 새기려면 외워야 한다. 다 왼 다음엔 텍스트를 버려도 된다. 즉,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되 궁극적으로 텍스트를 떠나는 것이다.” ― 고미숙,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115쪽 봄이 오는 소리 잘 듣고 계신가요? (봄이 오는줄 알았는데.... 오늘은 되게 춥네욤.^^;;) 아직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만, 조금씩 들려오는 것 같네요.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새싹이 돋는 소리, 봄눈 터지는 소리 등등 봄이 내는 온갖 소리들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봄.. 2015. 3. 10.
좋은 글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 고전을 읽기 전에 『고전 톡톡』부터!? 18세기 문인 중에 이옥(李鈺, 1760~1815)이라는 자가 있다. 그가 「독주자」(讀朱子)라는 글에서 주자의 문장을 힘센 계집종, 늙은 암소, 쌀, 소금, 돼지 등에 비유하고 나서는 마지막에 하는 말인즉, “주자의 글을 서리가 읽으면 장부 정리에 익숙할 수 있다”는 거였다. 처음 이글을 읽었을 땐, 문체반정(文體反正)으로 호된 인생경험을 한 이옥이 주자의 문장을 조롱하는 것이려니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문득, 어쩌면 그 말이 진심이었을 거라는 데 생각이 이르렀다. 그렇다. 좋은 책을 읽으면, 이해 여부나 취향하고 상관없이 적어도 하나는 남는다. ― 채운+수경 기획·엮음, 『고전 톡톡』, 머리말 좋은 글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은 사람은 없다.. 2015. 3. 9.
말하는 것의 어려움 - 상식의 역설 상식의 역설 저에게는 말한다는 그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말하기를 망설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하는 말이 유창하고 거침없이 이어지면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어 보입니다. 말이 착실하고 정중하며 빈틈없고 강직하면 도리어 서투르고 산만해 보입니다. 인용을 자주 들면 말이 길어지고, 비슷한 사례들을 열거하여 비교하면 속이 비고 쓸모없어 보입니다. ― 한비자 지음, 구윤숙 풀어 읽음, 『낭송 한비자』, 20쪽 ‘법가’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종결시킨 진나라가 채택한 이념이었습니다. ‘제자백가’라고 하여 난세를 종식시킬 수많은 생각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에 법가는 가장 먼저 큰 성공을 거둔 사상인 셈이었죠. 한비자는 그러한 법가 사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이론가였습니다. 더불어 한비자는 말을 더듬는 .. 2015.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