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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11

『친절한 강의 중용』 - 어떻게 살 것인가? 『친절한 강의 중용』 - 어떻게 살 것인가? 맹자』를 보면 ‘왕척이직심’(枉尺而直尋)이란 말이 나옵니다. ‘한 자를 굽혀 여덟 자를 펴겠다’면서 무도한 세상에 벼슬하러 나간다는 겁니다. 큰 뜻을 이루기 위해 약간의 편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맹자는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합니다. 자신을 굽히고서 세상을 바로잡을 사람은 없다는 거죠. 자신과 세상을 기만하지 말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참 민감하긴 합니다. 선조 때 율곡 선생은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한 세상이라고 봤고, 퇴계 선생은 이건 안 될 세상이다 해서 안동으로 내려간 거잖아요. 이렇게 판단이 엇갈릴 때가 있습니다. 시대에 대한 상황인식과 나아가고 물러나는 ‘진퇴’의 문제는 항상 논란이 있어요. 숙종 때도 다른 사람들은 무도한.. 2017. 10. 19.
9월에 눈에 띈 책들 9월에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앙투안 콩파뇽, 줄리아 크리스테바, 길혜연 옮김, 책세상 1913년 제1권이 출간된 이래 소설 장르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계문학 지평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 '무의지적 기억'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돌발적으로 촉발되는 이미지,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인간 내면의 심리를 집요하게 탐사해나간 이 소설은 현대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총 7권이라는 방대한 분량, 술술 읽어 내려가기 힘든 길고 긴 문장으로 정평이 난 이 소설에 도전해,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가 전하는 메시지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독자는 여전히 드물다. "불행한 일은, 를 읽으려면.. 2017. 9. 25.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커트 보니것,『그래, 이 맛에 사는거지』 - 읽다가 중간에 권할만큼 훌륭한 책 가급적이면 막 나온 책에 관해서는 뭐라 말하고 싶지 않은, 음, 뭐 그런 마음이 늘 있는데, 도저히 묵힐 수가 없는 책들이 있다. 가끔씩. 조금 늦게 되면 어쩐지 화르륵 타오르는 이 기분이 사그라들지 않을까 싶은 뭐, 그런 책 말이다. 커트 보니것의 대부분의 책들이 그러한데, 이 책 정말 너무 웃기고, 유익하다. 농담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모든 좋은 농담의 도입부는 여러분을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우리 인간은 참으로 정직한 동물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크림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여러분은 크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했습니다. 왜 닭이 도로를 건널까요? 왜 소방관은 붉은.. 2017. 9. 5.
선(先)과 선(線)을 지켜라! 선(先)과 선(線)을 지켜라! 살면서 대략 난감한 순간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개중 하나를 꼽는다면 상대방의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추정되는) 호의를 당최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경우다. 작년이던가 올해던가. 아무튼 새해를 맞아 단톡방 알림이 분주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를 포함해서 중고등학교 동창 7명으로 만들어진 단톡방이다. 내 전체 친구수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이다. 이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난 단톡방이 싫다. 그래서 실은 메시지를 잘 안 볼 때가 많다. 특히 단톡방 알림으로 읽지 않은 메시지의 숫자가 올라가면 더더욱 멀리한다. 하지만 어떤 날은 대화에 슬쩍 끼는 때(아이폰에 미리보기로 떠서 톡방에서는 읽음 표시가 안 되는)가 있는데, 그날도 그런 날이었다. 신실한 신앙을 가진 한 친구가 대개.. 201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