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 눈에 띤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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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3부작>, 프랑크 디쾨터, 고기탁·최파일 옮김, 열린책들
책소개
영국과 홍콩에서 중국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 활동을 전개해 온 프랑크 디쾨터의 책이다. 2016년 현재까지 출간된 그의 10여 권 저서들은 현대 중국을 바라보는 역사가들의 시각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중 '인민 3부작'은 마오쩌둥의 공산당을 중심에 두고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와 사건 들을 되짚는 연작 기획이다.
첫 번째 작품인 <해방의 비극>은 국공 내전에서의 공산당 승리와 중화 인민 공화국 선언이 당시 인민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분석한다. 디쾨터는 인민들이 마주한 해방은 계급 분류, 고문, 학대, 처형에 내몰린 삶이었음을 확인한다. 당시 인구 5억 5000만이었던 중국에서 해방 초기 10년간 민간인 사망자 수가 5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이라 추산함으로써 해방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되묻는다.
두 번째 작품 <마오의 대기근>은 인류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 평가받는 대약진 운동 시기를 다룬다. 지도자의 독단과 현실에 대한 무지가 어떤 참상의 결과로 이어졌는지 보여 준다. 디쾨터는 이 기간 동안 최소 45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추산하는데, 이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체 희생자 수에 맞먹는 수치다. 무엇보다 대약진 운동이 체계적인 폭력에 의한 인재라는 점, 그리고 그 중심에 마오쩌둥이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세 번째 작품 <문화 대혁명>을 끝으로 '인민 3부작'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오쩌둥 시대의 마지막을 목도하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었던 마오쩌둥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마오쩌둥과 어떻게 다른가? 그와 함께 현재 중국의 모습을 만든 인민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인민들을 단순히 피해자나 가해자, 가담자나 변절자로 나눌 것인가? 아니면 마오쩌둥 시대 30여 년을 온몸으로 살아 낸 저력을 그들 안에서 찾을 것인가? 이 시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누구인가?
『홍사익 중장의 처형』, 야마모토 시헤이치, 이진명 옮김, 페이퍼로드
책소개
『홍사익 중장의 처형』은 일본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쓴 책이다. 저자는 홍사익이 제14방면군 병참총감을 맡고 있을 당시 필리핀에서 함께 복무한 인연으로 그의 이름을 일찍부터 들었지만, 전범으로 처형당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그 일을 듣고 일종의 충격을 받아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고, 그때부터 12년 동안 홍사익의 재판기록을 샅샅이 뒤지며, 일본인 관계자는 물론 현해탄을 수차례 건너 한국인 친지들을 인터뷰했다.
취재 중에, 홍사익을 저세상으로 보낸 교수대의 자재(資材)가 자신이 포로수용소에 있을 때 사역(使役)을 나갔던 목공소에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또 한 번의 충격을 받았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원고는 1980년대 초반 문예춘추에서 펴내는 잡지 〈쇼군!(諸君!)〉에 연재됐고, 이를 보완해 1986년 문예춘추에서 〈洪思翊中將の處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범재판”을 둘러싼 거대담론(巨大談論)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홍사익의 재판기록을 파고 또 팔 뿐이어서, 그것이 오히려 독자에게는 지루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한국어 번역원고로 원고지 2천 매가 넘는 이 재판기록에 대한 검토의 최종 결론은, 홍사익은 무죄라는 것이고, 그 점에 관해서는 어떤 독자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항일음악 330곡집』, 노동은 엮음, 민족문제연구소
책소개
민족혼이 담긴 항일음악을 집대성한 자료집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가 기획하고 작년 12월 작고한 노동은 전 중앙대 교수가 책임 집필한 『항일음악 330곡집』이 바로 그것이다. 항일음악이란 일제침략을 반대하며 국권회복과 독립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노래로 군가 혁명가 투쟁가 애국가 계몽가 망향가 추도가 등 여러 형태로 보급됐다.
노동은 교수가 동학농민혁명 시기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국내와 만주 및 중국 관내, 러시아 원동지역, 하와이와 미국 본토, 멕시코 등지에서 불렀던 항일 노래를 총망라하여 정리하였으며 집필에만 5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한국음악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작업에 힘을 보탰다.
『항일음악 330곡집』에는 그간 잘 알려져 있던 민족주의 계열은 물론 사회주의 계통의 항일가들도 포함됐으며, 특히 새로이 발굴한 100여곡도 수록됐다. 채보 복원 등의 방식으로 330곡 전부 악보를 실었으며, 작사 작곡자의 실명 여부, 가사 원문과 출전, 원곡과 출전, 노래의 성격과 유래, 보급지역, 음악적 특성 등에 대한 해설도 부기했다.
『익명의 엄마들』, 그웬돌린 레송, 권지현 옮김, 북콘
책소개
‘고민하는 엄마들’의 솔직한 경험담과 고백!
임신과 출산, 육아의 과정에서 여자들이 느끼는 기쁨과 두려움, 불안을 섬세하게 짚어낸 『익명의 엄마들』.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기를 낳았지만 이별한 뒤 지금은 혼자서 네 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카롤린. 각기 다른 사연과 고민거리를 안고 찾아와 이야기 나누는 엄마들의 모임인 ‘고민하는 엄마들’에 참석한 그녀는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아이를 갖게 되어 육아와 자아 찾기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마리, 버릇없이 구는 아들을 타이르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엘렌 등을 만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여자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해온 저자 그웬돌린 레송은 이처럼 결혼과 출산이라는 문제 앞에서 보다 다양해지는 여자들의 고민들을 세심하고도 위트 있는 시선으로 그려냈다. 여자들이 두려워하고 힘겨워하면서도 잘 털어놓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속 깊은 친구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단순하면서도 섬세한 마갈리 르 위슈의 일러스트가 어우러져 아이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엄마이면서 여자인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가슴 깊이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모던 인천 시리즈 1』, 김용하 , 도미이 마사노리 , 도다 이쿠코 지음
책소개
근대도시 인천의 ‘족보’를 찾아냈다!
인천은 1883년 개항과 더불어 근대문물이 급속도로 유입되어 형성된 근대도시다. 개항 후 50여 년이 지난 1930년대에는 도시기능도 갖추어졌다. 그 당시 모습을 세밀하게 기록한 조감도 《대경성부대관》(1936년 발행)과 사진첩『대경성도시대관』(1937년 발행)이 있다. 도시를 기록한 장대한 프로젝트이었을 텐데 그 기록이 시대 흐름 속에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모던인천 시리즈』 제1권 〈조감도와 사진으로 보는 1930년대〉는 《대겅성부대관》과 사진첩 《대경성도시대관》의 ‘인천부’ 부분을 바탕으로 1930년대 인천의 기록을 재구성한 책이다. 개항 후 50년이 지난 1930년대 근대도시 인천의 면모를 알아보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도시의 역사를 생각해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외면당한 기록에 다시 생명을 불어놓고 이 시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펴냈다. 이것이 바로 역사를 미래에 전달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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