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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7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생은 길섶에 이야기를 숨겨둔다 『낭송 경기도의 옛이야기』 생은 길섶에 이야기를 숨겨둔다 용인으로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집 뒤로 북한산이 있었다. 아파트 쪽문이 북한산 둘레길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 집의 여러 장점 중 하나였다(가장 큰 장점은 탑층! 그립다ㅜㅜ). 산에 가는 걸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 뒤에 있으니 한 번씩 가 보게는 되었다. 어떤 날은 화계사까지 갔다 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국민대 쪽으로 빠지기도 했다. 국민대 쪽엘 처음 갔다왔던 다음 날인가는 삭신이 쑤셔서 연차를 내기도 했지만 ‘또 가나 봐라’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 또 어디선가 살게 되더라도 산 근처에 가서 살자고 다짐(?)하기까지 했다. 생각보단 그 다짐이 꽤 간절했나? 우주의 기운이 도왔는가 봉가;; 아무 생각 없이 이사 온 동네.. 2017. 6. 7.
『작가란 무엇인가』 - 위대한 작가의 일상 『작가란 무엇인가』 - 위대한 작가의 일상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보자. 인류가 말을 할 때부터 ‘이야기’는 도처에 널려있었을 것이다. 마치 공기나 물 같은 것이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이야기’는 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이야기'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들은 '이야깃거리'라고 불러야 한다. 진짜 '이야기'가 되려면 어딘가에 '전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이야기’에 또는 '전하기'에 평생을 걸었던 ‘작가’들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인터뷰 목록 만으로 '세계문학전집'이 구성되는 엄청난 라인업이다. 이 '위대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이미 훌륭한 '이야기'가 된다. 작가들은 자신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고, 소설을 쓰게 된 동기, 작품을 쓸 때의 상태 .. 2017. 5. 30.
『지미 헨드릭스』 - 노래하듯 쓴 자서전(?) 『지미 헨드릭스』 - 노래하듯 쓴 자서전(?) 나는, 이제, 다 크다 못해, ‘이제 어른이야’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만큼 나이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슴 속에 ‘아, 멋져’ 싶은 영웅이 있다. 어디 ‘아, 멋져’ 뿐인가? 온 마음을 다해 동경하고, 그 동경의 마음을 담아 그가 남긴 곡들을 따라 치다가, 어쩌다가 비슷한 느낌이라도 나게 되면 온 몸이 녹아내릴 듯한 희열을 맛볼 정도다. 어느 원시인이 나뭇가지 비슷한 걸 두드리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음악가’라고 불리는 모든 사람을 통틀어, 내 마음속에서 그 정도의 위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제 들어도 좋기만 하고, 어디서 들어도 ‘그래! 이거야!’ 싶으며, 누구와 들어도 ‘죽이지 않냐?’라고 묻게 되는 그 사람, 지미 헨드릭스다. 헌.. 2017. 5. 26.
『루쉰, 길 없는 대지』 - 우리가 사는 곳이 인간 세상임을 기억하라 『루쉰, 길 없는 대지』 - 우리가 사는 곳이 인간 세상임을 기억하라 많은 스승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강조해왔고, 그 어구가 이미 상투어가 되어버릴 정도가 되었다. 말하자면, 이제 ‘균형 잡힌 시각’은 아무런 의심 없이 갖춰야할 덕목 중에 하나가 된 셈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반화된 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그걸 갖는 것은 어렵다. 그러니까 어떤 사태, 인물, 현상 등을 두고, ‘하나’로 말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훨씬 쉽고, 더 선호된다. 그렇게 한번 정리를 하고 나면, 그 ‘하나’ 안에 들어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는 가뿐하게 넘어가버리거나, 의식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음 속 어딘가에 묻어버리고 만다. 루쉰을 떠올려보자면, 그의 생은 내내 어떤 ‘균형’ 속에 있었다. 그것은 적과 나를 구분한 후에 평균값을 .. 2017.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