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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장정일, 작가』 '절실함',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하여 『장정일, 작가』 '절실함',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하여 솔직한 말로, 나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라는 질문이 어쩐지 허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를테면,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좋은 책을 골라야지' 하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취미는 독서'라거나, '책을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의식이 있어서 책을 읽는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딱히 그런 의식이 없이 그저 배고프면 밥먹는 것처럼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같은 것은 그 자체로 굉장히 낯선 질문이 아닐까 싶다. '절실함'도 그렇다. 무언가 '절실'하여서 책을 읽은 경우는 내 인생에 고작 3~4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 읽었던 책들의 대부분을 지금은 더 이상 읽지 않는다.. 2019. 4. 9.
카프카×블랑쇼, '시는 기도로 향한다' 카프카×블랑쇼, '시는 기도로 향한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일은, 그것은 말하자면 '기도'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지전능한 절대적 존재에 원하는 바를 비는 것만 기도는 아닐 것이다. '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영성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아니, '있을 수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깨우치고 느끼는 일에 영성이 없을 수는 없다. 나는 대부분 '재미' 삼아 책을 읽곤 하지만, 가끔, 그저 재미로 읽는 중에도 간절하게 바랄 때가 있다. 오늘 낮에 있었던 기분 나쁜 일이 잊혀지기를 바라기도 하고,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얻기를 바란다. 나아가, 그런 일들을 너끈히 감당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를 바란다. 책(『문학의 공간』에서 블랑쇼는 카프카를 축으로 삼아 '글쓰기의 즐거움'이랄지,.. 2019. 4. 1.
[이야기 동의보감] 꿈,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꿈,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우리는 종종 잠에서 깬 뒤에 꿈에 의미를 부여한다. 의식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꿈이기에 낯설어하며 나름대로 해석해보기도 하고 남에게 해석을 부탁하기도 한다. 길흉을 점쳐보기도 하고 어떤 징조를 예감해보기도 한다. 많은 문학작품과 예술작품들이 꿈을 모티브로 삼았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유년시절 억압된 무의식의 발현으로 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뇌과학에서는 꿈을 해마에 저장된 오늘 하루의 기억을 빼내어 기존의 기억들과 섞어 정리하는 활동으로 보았다. 내일의 일을 다시 해마에 저장하기 위해서다. 이때 기존의 기억들을 무작위로 꺼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일 뿐 꿈은 자연스런 현상이며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동의보감』에서는 꿈을 병리로 본다. “옛날의 진인.. 2019. 3. 28.
3월의 눈에 띈 책들 3월의 눈에 띈 책들* 표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책 소개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나는 정신병에 걸린 뇌과학자입니다, 바버라 립스카, 일레인 맥아들, 정지인 옮김, 심심 화제의 에세이로 불안, 망상, 분노, 기억상실에 빠진 뇌에 대해 탐구하는 책이다. 30년간 뇌를 연구해온 뇌 과학자가 정신질환에 걸렸다가 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왔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 뇌은행원장 바버라 립스카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정신질환의 양상을 직접 경험하면서 어떻게 뇌가 그 기이하고 당혹스러운 증상을 만들어내는지 비로소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정신질환에 대해 ‘마음만 먹으면, 사고방식만 바꾸면 극복할 수 있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암이 마음먹는다고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듯 정신질환도 마음먹는다고 해결되지 않는.. 2019.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