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6 사랑, 냉소와 소유욕 사이에서 냉소와 소유욕 사이에서 개그콘서트 프로그램 중에 라는 코너가 있다.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는 동생에게, 언니가 자신이 예전에 겪었던 상황을 '보여'주는 설정이다. 잘생긴 남자, 나만 바라보는 남자, 평범한 남자가 등장한다. 크리스마스 특집에서 잘생긴 남자는 집에 일이 있다며 2시간만 함께 하자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보니 가게를 2시간씩 총 4건을 예약해놓은 것! 잘생긴 남자에게 그녀는 어장관리 대상일 뿐이었다는 불편한 진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나만 바라보는 남자는 여자친구와 처음 보내는 크리스마스가 특별하다. 그래서인지 여자친구의 말과 행동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낸다. 러브샷을 권하는 여자친구에게 왜 이렇게 끼를 부리냐며, 예전 남자친구와도 이랬냐는 둥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세 번째로는 평범한 남자... 2013. 12. 30. 크리스마스엔 그라믄 안 돼! 크리스마스엔 그라믄 안 돼! 크리스마스 한참 전부터 거리며 상가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등장하고 건물벽과 나무는 각종 전구로 동여매집니다. 아, 크리스마스!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지요. “뭐 하지?” 그리고 대개의 다른 때와는 다르게 사람들은 이날만은 꼭 무언가를 ‘하고야’ 맙니다. 돌이켜보면 뭘 안 하기로 주변에서 정평이 난 저란 사람도 (꼴에 크리스마스라고;;) 지난 십여 년 뭘 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는 듯합니다. 친구들과 모여 술을 마시기도 했고, 심야영화나 연극, 뮤지컬을 보러가기도 했고, 콘서트도 갔고, 밤길 새벽길을 달려 남이섬이나 속초에 가기도 했고……, 남들에 비해 뭘 뽀사지게 한 것도 아닌데 저 정도 했다는 사실만 떠올려도 참 벌써부터 피곤합니다. (좀 늦게 깨닫긴 했지만;.. 2013. 12. 24. 기대하는 삶은 모두 동냥이다! 밖에서 오는 구원은 없다 루쉰이라는 두번째 전쟁기계는 나를 더욱 격렬하게 몰아친다. 이 전쟁기계는 어딘가에 의존하고 싶어 하는 내 심약한 상태를 산산조각 냈다. 루쉰의 공포는 그가 어떤 구원도 바라지 않는 데에서 온다. 구원은커녕, 그는 네가 꿈꾸는 구원이야말로 남의 피를 빨아먹는 동냥에 다름 아니라고 호통 치며, 약자들에게 기꺼이 동냥해 주려는 강자들 역시 증오해 마지않는다. 신(神)조차도 루쉰의 비웃음을 피해 가지 못한다. …… 루쉰은 말한다. 밖에서 오는 구원은 없다. 세상 모든 게 다함께 ‘좋아’지거나 최소한 세상의 다른 것들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나만 ‘더 나아진’ 삶을 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꿈이다. 동냥이란 무엇인가. 타인이 나에게 혹은 내가 나 자신에게, 뭔가를 기대하거나 기대를 기대.. 2013. 12. 23. 수백 번, 수천 번 시도하며 내몸으로 익히는 앎, 삶 고꾸라지며 익히는 앎 내 고민은 이것이었다. 진보적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왜 나의 삶은 진보적이거나 자유롭지 않을까? 좋은 책과 품성 좋은 선생님들 밑에서 진보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권위를 악용하는 사람도 없었고, 교복을 착용하거나 무책임한 체벌 때문에 억압받은 일도 없었다. 그런데도 내 일상은 보람차기보다는 무기력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생각들을 배웠는데 왜 정작 나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처럼 느껴질까? 이 진보적인 환경에서 아무리 해도 나는 ‘의식 있는 진보청년’이 될 수 없었다. 학교에서 배운 말은 내 말이 되지 않았다! ― 김해완,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71쪽 『천 개의 고원』에는 하나의 윤리적 질문이 변주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억압받기를 욕망하는가.. 2013. 12. 16. 이전 1 ··· 108 109 110 111 112 113 114 ··· 1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