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75 [월간 이수영] 칸트의 ‘물자체’로 무엇을 할 것인가 칸트의 ‘물자체’로 무엇을 할 것인가 월간 이수영 2022년 10월호 칸트는 ‘물자체’의 철학자로 유명합니다. 물자체란 우리가 알 수 없는 총체로서의 ‘사물 그 자체’를 말합니다. 칸트는 초월성이나 신적인 대상을 고민하는 과정에서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물자체 개념을 도출해냅니다. 물자체: 주체의 시작 칸트 이전의 형이상학은 감성의 영역을 무시했었습니다. 오직 지성만을 중요시했던 것이죠. 하지만 칸트는 인간은 감성이라는 조건을 통해서만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감성적 필터에 의해서만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지성이 종합하고 구성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시공간이라는 감성적 조.. 2023. 9. 5.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⑩ 지고한 기쁨을 위한 과학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⑩ 지고한 기쁨을 위한 과학 구혜원(규문) 과학을 공부한다는 건 뭘까?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내게 과학은 기술과 연관이 있었다. 발전된 기술은 더 편안한 삶에 기여한다. 과학기술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을 걷어내 준다. 더위도, 추위도 모르게 해 준다. 질병도, 그리고 어쩌면 죽음도 피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과학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의 문제라고 생각하기에, 과학은 나와 동떨어진 영역이라는 생각도 한다. 과학이라는 말은 어쩐지 '저는 문과인데요'라는 대답을 예비하게 된다. 내가 손 놓고 있어도 신기하고 획기적인 기술은 날마다 나오고 있다. 하지만 루크레티우스는 이렇게 묻는 것 같다.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과학에 대한 믿음이.. 2023. 7. 18.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 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송우현(문탁네트워크) 가끔 내 글이나 앨범을 들은 친구들은 부럽다는 듯이 말한다. “넌 진짜 멋지게 사는구나….” “나도 직장 때려치우고 공부하면서 살아볼까?!” 그런 친구들은 사회나 학교에 찌들어 ‘현타’가 왔다며, 계속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한탄한다. 그들에게 나는 조금이나마 다른 루트를 개척해 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인문학 공동체에서 적게 벌며 적게 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멋진 걸 공부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하지만 나도 별다르지는 않다. 똑같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엎어질까 불안해하고, 세미나가 이번 주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에세이 기간만 되면 괜히 쓰지도 않던 곡을 열심히 쓴다. 애초에.. 2023. 7. 10. [한뼘리뷰대회 당선작] 품삯 획득을 위한 삶 vs 진정한 전문가 품삯 획득을 위한 삶 vs 진정한 전문가(리뷰도서 : 박연옥,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 2등 박은영 인문학 책을 읽은 지 10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내가 학창 시절 가장 싫어했던 분야는 바로 철학이었다. 철학이 뭔지도 모르면서 철학은 답이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답이 딱 떨어지는 것을 좋아한다. 비록 수학을 잘 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수학이 좋았다. 아직 내가 풀지 못했을 뿐 수학엔 답이 있으니까. 『영혼과 정치와 윤리와 좋은 삶』은 플라톤의 『국가』를 읽고 작가에게 다가온 부분을 그의 삶과 함께 에세이로 엮은 책이다. ‘좋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선택했는데, 결국 철학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철학책답게^^ 많은 개념어들이 나온다. 아포리아, 아레테, 독사, 동굴의.. 2023. 5. 23. 이전 1 2 3 4 5 6 7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