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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30

특명! 내 삶의 패스워드를 찾아라! 내 귀에 패스워드(Password) 김해완(남산강학원 Q&?) 미스터리 십대 시절, 나를 사로잡았던 미스터리가 있었다. 나는 흔히 진보주의자(?)라고 명명되는 어른들 속에서 자랐고, 정치색은 몰라도 ‘교육의 진보’에만큼은 모두가 열의를 불태웠던 특이한 학교를 다녔다. 보통의 친구들이 누리기 힘든 행운에 당첨된 셈이다. 학교 이름을 말하면 알 만한 사람들은 다들 부러워한다. (그러고는 왜 그만뒀냐고 묻지!) 하지만 정작 내가 고민했던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 안에서 내 삶은 별로 진보적이지도 자유롭지도 않았던 것이다. 갖출 거 다 갖춰 놓고 도대체 왜. 미스터리다. 훌륭한 교과서와 진실한 선생님들 밑에서 나는 청소년에게 ‘좋은 말’들은 엄청 많이 들었다. 아무도 내게 명령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보람 .. 2012. 4. 24.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닐 것 - 지층을 탈출하는 섬세한 전략 - 김해완(남산강학원 Q&?) 이번 글은 지난 글의 후속편이다. 저번 글에서 우리는 ‘지층’(Stratum)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내 몸과 지구의 관계, 그리고 나를 사유했다. ‘나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낯간지러울 만큼 진부한 질문에 지구는 성심성의껏 답을 해준다. 내 몸은 지구의 분자들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지층이고, 그렇기에 나는 오롯이 나일 수 없다고. 폭풍감동이다.(ㅠㅠ) 역시 우주적 스케일은 다른 것인지, 갑자기 내 사소한 일상들이 우주를 떠도는 먼지처럼 느껴지면서 저 광활한 대우주와 합일하고픈 의지가 불타오른다. 알지도 못하는 루소 아저씨의 말씀이라도 (“자연으로 돌아가, 이 녀석아!”) 가슴에 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2012. 4. 10.
우리의 글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나의 삶, 나의 글, 리좀 ㅡ 편 ② 김해완(남산강학원 Q&?) 『천 개의 고원』 첫 고갯길에서,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낯선 식물과 마주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첫장부터 새로운 사유, 새로운 글쓰기, 새로운 존재양식을 선언했다. 리좀(rhizome)! 그것은 뿌리줄기식물을 뜻한다. 고구마밭을 떠올려 보자. 고구마가 한창 물올랐을 때에는 어디까지가 이 고랑이고 저 고랑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줄기들이 중심 없이 사방팔방 아무 곳에나 뿌리내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뿌리줄기들은 하나에서 수만 개로 갈라지거나 결국엔 모두가 하나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게 리좀이다. 리좀은 나무와 질적으로 다르다. 하나의 뿌리에 얽매이지 않고 어떠한 지점과도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천 개의.. 2012. 2. 28.
나도 말을 잘하고 싶다!! - 막말쟁이의 고민 논어로 만난 말의 달인, 공자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선생님! 전 언제쯤 천왕동이처럼 될 수 있을까요?” “뜬금없이 그게 무슨 말이냐?” “있잖아요, ‘그거’.『임꺽정』에 보면 천왕동이가 ‘문자’를 막 쓰면서 말을 하잖아요. 백두산에서 굴러먹다가 내려와서는 사람들하고 말을 섞는데, 어휘가 딸려서 매번 말끝을 흐리잖아요.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왕후장상이 영유종호아’(王侯將相 寧有種乎: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는가!)라는 문자를 쓰면서 말을 하잖아요. 저도 언제쯤이면 그렇게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으이그! 너는 그래서 안 돼! 문자 쓰는 게 말을 잘 하는 거냐? 맥락에 맞아야지. 만날 맥락하고는 상관없는 말만 하는 너랑 천왕동이가 비교가 돼? 제발 맥락을 좀 파악하고 말을 해라!” 『임꺽정, 길 .. 2012.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