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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⑧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⑧ 최난희(규문) 니체는 글을 쓸 때 괴테의 다음과 같은 문장을 준칙으로 삼았다. “내 활동을 키워주지도 않고 내게 직접 활기를 불어넣지도 않으면서 단지 나를 가르치려고만 하는 모든 것을 나는 증오한다.” 책도 물성을 지닌 생명체다. 읽으면서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왠지 조아리게 하는 책이 있다. 한 분야의 전문들의 오랜 연구 결과가 집약된 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괴테가 말한 ‘단지 가르치려고만 하는’ 책은 전문적인 영역의 권위를 배경으로 독자로 하여금 수동적인 학생으로만 머물게 하는 책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내 활동을 키워주고 내게 직접 활기를 불어넣’는 책이다. 함께 가보자고, 함께 생각해보자고 이끈다. 그래서.. 2023. 7. 13.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⑦ 한 줌의 간절함에서 시작되는 자연학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⑦ 한 줌의 간절함에서 시작되는 자연학 안현숙(남산강학원) 과학과 행복? 남산강학원 청년 윤하가 규문에서 공부하시는 민호쌤의 신간 소식을 전하며 리뷰를 써보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원고를 받기 전 책 이름을 분명 몇 번이고 또박또박 말해주었건만 이상하게도 입에 잘 붙지 않았다. 루키우스? 루크라테스..? 몇 번이고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루크레티우스. 나에겐 영 낯선 이름이었다. 루크레티우스는 기원전 1세기 고대 로마 사람이다. 본업은? 자연철학자, 그러니까 자연의 본성과 이치를 탐구하는 사람이었다. 자연 탐구에 있어서 그의 주 무기는 원자론이었다. 그는 자연에 대한 탐구가 인간을 탐욕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좀 더 쉽게 말해보자. 우리는 자연 탐.. 2023. 7. 12.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⑥ 근원에 대한 탐구, 지복(至福)에 이르는 길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 리뷰 ⑥ 근원에 대한 탐구, 지복(至福)에 이르는 길 문빈(규문) 『청년, 루크레티우스를 만나다』의 저자는 20대 청년이다. 그는 매일 아침 소란스럽게 아침을 맞이하고, 온갖 상념과 근심들로 머릿속이 시끄럽고, 심심할 때는 손흥민의 축구 영상을 즐겨보며, 어떤 날에는 달달한 연애를 꿈꾸고, 또 다른 날에는 글을 유려하게 쓰고 싶은 욕망이 일렁인다. 그렇게 온갖 욕망과 감정의 물결에 출렁이는 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청년이다. 다른 청년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살아오던 그가 대학-취업의 길을 떠나 새로운 공부의 길로 방향을 전환하고, 그 길 위에서 루크레티우스를 만나게 된 건 ‘우연한 계기’들 덕분이었다. 이 우연한 마주침은 그를 질문하도록 이끈다. “어떻게 잘(=올바르게=아름.. 2023. 7. 11.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청년, 루크레티우스와 만나다』 리뷰 ⑤ 궤도를 비틀고, 온몸으로 부딪히며 송우현(문탁네트워크) 가끔 내 글이나 앨범을 들은 친구들은 부럽다는 듯이 말한다. “넌 진짜 멋지게 사는구나….” “나도 직장 때려치우고 공부하면서 살아볼까?!” 그런 친구들은 사회나 학교에 찌들어 ‘현타’가 왔다며, 계속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한탄한다. 그들에게 나는 조금이나마 다른 루트를 개척해 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인문학 공동체에서 적게 벌며 적게 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멋진 걸 공부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하지만 나도 별다르지는 않다. 똑같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엎어질까 불안해하고, 세미나가 이번 주만 쉬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에세이 기간만 되면 괜히 쓰지도 않던 곡을 열심히 쓴다. 애초에.. 2023.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