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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만나러 갑니다] 얼굴들 얼굴들 글_경덕(문탁네트워크) 새벽이생추어리 보듬이(2022. 7~).난잡한 공부가 체질이라 여러 세미나와 워크숍을 유랑한다.올해 문탁네트워크에서 주역, 불교, 돌봄을 키워드로 공부한다.비질을 다녀온 후로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의 몸부림, 울부짖음, 가쁜 호흡, 헐떡거림, 충혈된 눈, 절뚝거리는 다리. 그런 몰골로 그들은 도살장으로 들어갔다. 비질이 끝나고 나는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와 말끔해졌다. 그들은 부위별로 해체되어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멀쩡한 몸으로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그들은 햇빛도 들지 않는 축산농장에서 태어나 좁은 철장 속에서 오물, 악취와 함께 자랐을 것이다. 그러다 태어난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바깥 공기를 마셨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 2024. 6. 11.
[인류학을 나눌레오] 이상한 나라의 신뢰 이상한 나라의 신뢰진진(인문공간 세종) 나는 사실 이 글이 공개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를 아는 사람, 특히 나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는 더더욱 그런데, 그들이 이 글을 본다면 이중인격자 같은 내 모습에 기막혀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시간 약속을 못 지키기로 유명하다. 아니, 이 글 이후로 이젠 ‘안’ 지키는 것이 될지도 모르겠다. 연애를 할 때도 남편이 집 앞에서 한두 시간을 기다리는 건 예사였고, 친구들은 약속 시간을 나한테만 한 시간은 당겨서 말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나와 연을 끊지 않은 친구들이 참 고맙다. 그렇다면 이제는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느냐? 그럴리가. 예전보다는 많이 양호해졌지만, 여전히 내겐 약속 시간 지키는 일이 참 어렵다. 사람과의 .. 2024. 6. 7.
[내인생의주역시즌3] 택수곤(澤水困),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볼 수 없는 곤궁함! 택수곤(澤水困), 집에 들어가도 아내를 볼 수 없는 곤궁함!   ䷮ 澤水困(택수곤) 困, 亨, 貞, 大人吉, 无咎. 有言不信. 곤, 형, 정, 대인길, 무구. 유언불신. 곤괘는 형통하고 올바를 수 있으니 대인이라야 길하고 허물이 없다.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初六, 臀困于株木. 入于幽谷, 三歲不覿. 초육, 둔곤우주목. 입우유곡, 삼세부적. 초육효, 밑둥만 있는 나무에 앉아 있으니 곤란하다.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서 3년이 지나도 볼 수 없다. 九二, 困于酒食, 朱紱方來. 利用享祀, 征凶, 无咎. 구이, 곤우주식, 주불방래. 리용향사, 정흉, 무구. 구이효, 술과 밥에 곤궁하지만 붉은 무릎가리개를 한 구오의 군주가 올 것이다. 제사를 드리는 것이 이로우니 나아가면 흉하여서 탓할 곳이 없다. 六三,.. 2024. 6. 5.
[기린의 걷다보면] 옛길을 함께 걷다 옛길을 함께 걷다  경강선을 타고 여주역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세 번 째로 여강길을 걷게 되었는데, 제일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여강은 여주지역에서 부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남한강이 흐르는 길을 따라 여주 지역을 이은 여강길은 현재 총 11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인 옛나루터길은 물길을 따라가며 옛 나루터를 통과하는 18키로 정도 되는 길이다. 처음 이 길을 걸었을 때는 혼자 걸었는데, 이번에는 친구와 함께 걷게 되었다. 긴 코스이기도 하지만 외진 곳도 있어서 같이 걸을 친구가 있어서 든든했다. 여주 터미널까지 걸어와서 점심을 해결하고 영월루로 향해서 길을 나섰다. 영월루에 올라서 보면 아래로 남한강과 여주 일대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강 건너 편으로 천년고찰 신륵사도 보였다. .. 2024.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