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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면?!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닐 것 - 지층을 탈출하는 섬세한 전략 - 김해완(남산강학원 Q&?) 이번 글은 지난 글의 후속편이다. 저번 글에서 우리는 ‘지층’(Stratum)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내 몸과 지구의 관계, 그리고 나를 사유했다. ‘나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낯간지러울 만큼 진부한 질문에 지구는 성심성의껏 답을 해준다. 내 몸은 지구의 분자들과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지층이고, 그렇기에 나는 오롯이 나일 수 없다고. 폭풍감동이다.(ㅠㅠ) 역시 우주적 스케일은 다른 것인지, 갑자기 내 사소한 일상들이 우주를 떠도는 먼지처럼 느껴지면서 저 광활한 대우주와 합일하고픈 의지가 불타오른다. 알지도 못하는 루소 아저씨의 말씀이라도 (“자연으로 돌아가, 이 녀석아!”) 가슴에 품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2012. 4. 10.
부모의 죽음,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네 류시성(감이당 연구원) 宰我問 三年之喪 期已久矣 君子三年不爲禮 禮必壞 三年不爲樂 樂必崩 재아문 삼년지상 기이구의 군자삼년불위례 례필괴 삼년불위악 악필붕 舊穀旣沒 新穀旣升 鑽燧改火 期可已矣 구곡기몰 신곡기승 찬수개화 기가이의 子曰 食夫稻 衣夫錦 於女安乎 曰 安 자왈 식부도 의부금 어녀안호 왈 안 女安則爲之! 夫君子之居喪 食旨不甘 聞樂不樂 居處不安 故不爲也 今女安則爲之! 여안즉위지! 부군자지거상 식지불감 문악불락 거처불안 고불위야 금여안즉위지! 宰我出. 子曰 予之不仁也 子生三年 然後免於父母之懷 夫三年之喪 天下之通喪也 재아출. 자왈 여지불인야 자생삼년 연후면어부모지회 부삼년지상 천하지통상야 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陽貨 21) 여야유삼년지애어기부모야 재아가.. 2012. 4. 9.
다만 자랄 뿐! - 甲木의 詩 甲木 - 시작, 오직 뻗을 뿐! 김해완(남산강학원 Q&?) 나무 김윤성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를 보며 황금색 햇빛과 갠 하늘을 나는 잊었다. 누가 나를 찾지 않는다. 또 기다리지도 않는다. 한결같은 망각 속에 나는 구태여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 나는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좋다. 시작의 끝도 없는 나의 침묵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 무서운 것이 내겐 없다. 누구에게 감사 받을 생각도 없이 나는 나에게 황홀을 느낄 뿐이다.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라려고 한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펴려고 한다. 구스타브 클림트, ‘나무’는 시인들에게 베스트 시제다. 시집을 들춰 보니 끝도 없이 시들이 쏟아진다. 그 속에서 나무는 보통 현인의 이미지나 혹은 끝없이 베푸는 자연의 이미지를 따라간다. 변치 않는 나.. 2012. 4. 7.
혈자리의 탄생! 떠돌이 의사 편작 이야기 경혈 이야기① ㅡ 편 류시성(감이당 연구원)떠돌이 의사, 편작(扁鵲) 옛날이야기부터 하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B.C 8~3세기), 발해군에는 진월인(秦越人)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름부터가 문제적인(이름의 뜻이 ‘사람을 넘어서다’이다) 이 인물의 직업은 객사(客舍)의 사장(舍長)이다. 요즘으로 치면 호텔의 총지배인쯤 되는 자리다. 객사엔 10년도 넘게 ‘죽돌이’로 살아가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장상군이라는 사람으로 월인과는 남몰래 ‘눈빛’을 주고받는 사이였다. (러브라인?) 그러던 어느 날, 장상군이 월인에게 작업을 걸어온다. “비전(秘傳)의 의술(醫術)을 알고 있는데 내 이미 나이 들어 그대에게 전해주려 하네. 절대 남에게 말하지 말게.” 냄새가 솔솔 난다. 그렇다. 다단계다. 원래 비전(秘傳).. 2012.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