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98 니체의 ‘아니오’ (2) 니체의 ‘아니오’ (2) 운명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부정. 이 세계에는 신의 계획이 깃들어 있지 않으며,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가 아니라는 것. 니체에게 이것은 지금껏 자신이 서 있던 존재의 기반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그런 만큼 보이지 않는 손을 거부한다는 것은 그에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고백한다. 범죄를 저지르는 기분이라고. 결코 넘어서는 한 되는 선, 니체는 그 선을 넘고 있었다. 신과의 결별은 니체에게 하나의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비단 종교적 신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 세계에 보이지 않는 손이 없다는 것은 우리가 가야할 정해진 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듣기에 이 말은 무언지 모를 자유로움을 느끼게 만든다. 이미 정해져 우리 앞에 놓여있는 길이 없으니,.. 2018. 10. 23.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 말 속에 내장된…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 말 속에 내장된… '말'이 없으면 어디에도 닿을 수 없지만, 또한 역설적으로 '말'로는 어디에도 닿을 수 없다. 모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것, 언어는 늘 그렇게 양면적이다. 바르트의 말들이 여전히 아름다운 이유는 그의 말들이 언어가 가진 그런 속성을 더도, 덜도 없이 고스란히 드러내는 데 있다. 말하자면, 그의 언어는 (일부러) 오해를 불러 일으키려는 듯 하다. '오해'는 결국 '말' 속에 내장된 폭탄과 같은 것인데, 그게 터질 때 비로소 말은 섬광처럼 진실에 가서 닿는다. 터지지 않는 말, 폭탄이 내장되지 않은 말들은 결국 흩어져 사라질 뿐인 말들이다. 정치인들의 말들처럼. 그러나 애초에 흩어지고 말 운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말들이야 말로, 어떤 증거가 아닐까.. 2018. 10. 22. 아빠인 나, 그리고 나의 아버지 이야기 새연재 을 시작합니다!각기 다른 배경,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세 '아빠'가 모였습니다. 모여서 '우리가 뭐가 다르지?'라고 물었죠. 뭐라고 딱 떨어지게 답할 수는 없지만, 이른바 '보통의 아빠'들과는 어딘지 미묘하게 다른 삶들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다른지, 아니면 어떻게 비슷한지 각자의 이야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런 연재를 한다는 것부터 이미 좀 다르지 않나...하는 생각 말입니다. 세 아빠들이 풀어가는 이야기,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빠인 나, 그리고 나의 아버지 이야기 나, 그러니까 이 아빠, 취미형 인간 아빠가 되기 전에 나는, 내가 ‘아빠’가 될 가능성이 무한히 0에 수렴할 정도는 아니지만 극히 낮다고 생각했다. 아예 가능성이.. 2018. 10. 19. ‘관품(官品)’으로서의 사회 - 下 ‘관품(官品)’으로서의 사회 - 下 생물의 지각은 뇌해(腦海)에 모이고, 신경이 통치기관이 되어,전체가 그 생을 따라야 하는 것이 이치다.그러나 사회단체는 그렇지 않아,각부에 기관이 통력합작(通力合作)하고, 역사분공(易事分功)해,전체의 생을 따름으로써 견고함을 얻는 것이 이치다.─옌푸,「천연진화론(天演進化論)」(1913) 분공역사, 기관공용 옌푸는 국가란 태어나서 성장하는 것이지 제조물이 아니라는 사비니의 말과, 인간사회는 유기체와 같은 큰 생물이며 생로병사를 말할 수 있다는 스펜서의 말을 빌려 『정치강의』를 마치고 있다. 하지만 실리의 유기체 논의를 기본으로 옌푸 자신의 생각을 더해 전개한 강의에서의 유기체상은 스펜서의 논의와 많은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옌푸에게 스펜서의 유기체에 대한 이해가 .. 2018. 10. 18. 이전 1 ··· 435 436 437 438 439 440 441 ··· 9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