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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내 시의 저작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 손택수 구름 5%, 먼지 3.5%, 나무 20%, 논 10%강 10%, 새 5%, 바람 8%, 나비 2.55%, 먼지 1%돌 15%, 노을 1.99%, 낮잠 11%, 달 2%(여기에 끼지 못한 당나귀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함)(아차, 지렁이도 있음) 제게도 저작권을 묻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작가의 저작권은 물론이고 출판사에 출판권까지 낼 용의가 있다고도 합니다 시를 가지고 단편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한 어느 방송국 피디는 대놓고 사용료 흥정을 하기까지 했답니다 그때 제 가슴이 얼마나 벌렁거렸는지 모르실 겁니다 불로소득이라도 생긴 양 한참을 달떠있었지요 그럴 때마다 참 염치가 없습니다 사실 제 시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게 나무와 .. 2018. 10. 11.
'나'를 '남'의 자리에 세우기 '나'를 '남'의 자리에 세우기 산(히말라야)을 오르는 내내 나는 지갑과 노트, 물병이 든 배낭 하나뿐이었다. 모든 무거운 짐은 셰르파가 짊어졌다. 가이드는 셰르파에게 하대(下代)를 했다. 그들의 관계가 조금씩 나를 변화시켰다. 아, 이 말엔 어폐가 있겠다. 정확히 말하면 나 스스로 변해갔다.‘나는 돈을 주고, 당신은 노동력을 주기로 했으니 계약에 따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들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짜증이 났다. 폭력이나 폭언을 사용하진 않았지만 감정을 거르지 않고 표현하기 시작했다.수십 년간 서울에서 썼던 문명의 가면을 이마 위로 올리는 데 채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셰르파는 상대하지 않았다. 미숙하나마 한국말이 통하는 가이드가 주된 대상이었다. 현지인들에게 던진.. 2018. 10. 10.
율라 비스, 『면역에 관하여』 - '자연'과 '부자연' 사이 율라 비스, 『면역에 관하여』 - '자연'과 '부자연' 사이 일단, 책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재미있게 읽었다. 더불어, 이른바 '상식'으로 생각하고 있던 바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바로 그점이 '훌륭한 책'의 첫번째 조건 아닐까?) 이 책이 주는 영감은 비단, '면역'에 국한 되지 않는다. '면역'을 통해서 성, 인종, 체제에 이르는 지배적 상상력을 전복한다. 몸은 닫혀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들이 득실거리는, 말하자면 '공동체' 혹은 '공생체'다. 이른바 '현대사회'은 더는 쪼개지지 않는 '개인'을 기초로 구축된 곳이기 때문에 우리는 몸이나 마음을 생각할 때 '닫힌 모델'을 떠올리기 쉽다. 타자의 영향을 '나'가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여기는 셈이다. 그.. 2018. 10. 8.
계절은 바뀌고 아기는 자란다 비정기연재 '아기가 왔다' 포토 에세이'아기가 왔다' 시즌1(바로가기) 연재 마감에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은 줄로 압니다. 아직 아기의 어휘가 거의 제자리 걸음(겨우 의성어 몇개 합니다)인지라, 할 이야기가 좀 쌓이면 시작하겠다고 했던 시즌2를 시작하기엔 아직 무리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기는 여전히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중이니, 간단히 사진 한장+짧은 글로 소식을 전할 수 있는 '포토에세이'를 그때그때 비정기 연재하려고 합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요! ^^ 계절은 바뀌고 아기는 자란다 그 순간에는 이 시절이 도대체 언제 지나갈까 싶지만 지나고 나면 '벌써 이렇게 됐나?' 싶다. 육아와 계절이 그렇다. 우리 딸이 놀이터에 처음 출입하기 시작하던 무렵, 그는 눈높이 보다 약간 높이 있는 장애물을, 마치 다.. 2018.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