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543 [쿠바이야기] 세상과 인생의 로터리 세상과 인생의 로터리 도시는 로터리다 뉴욕에 있을 당시에 한 친구가 말했다. 내가 뉴욕 다음에 쿠바로 향하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미쳤다(crazy)’고 말하지만, 자기가 보기에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원래 뉴욕은 세상과 인생의 로터리 같은 곳이라서 늘 변화가 일어난다고. 그 친구의 마음씀씀이보다도 표현력에 충격을 받았다. ‘세상과 인생의 로터리’라니,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이 또 있을까? 뉴욕 사람들은 끊임없이 오고 또 간다. 온 사람들 중에서 과연 누가 언제까지 남아있을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남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이나 뉴욕에 올 때와 ‘같은 사람’으로 남아있는 경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온 세계가 비정상적으로 압축되어 있는 이 도시는 정신없이 사람을 뒤흔들다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인생.. 2018. 12. 26. 양육과 배려의 별자리, 게자리 양육과 배려의 별자리, 게자리 하지!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이 절기엔 뜨거운 태양의 열기 때문인지 감추는 것이 힘이 듭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감정은 통제력을 잃고 훅 튀어나오지요. 그래서 이때엔 오히려 느긋함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꼭 해야 할 일과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구분하고, 되도록 일을 너무 많이 벌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욕심을 줄이고 멍 때리고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입니다. 날씨가 덥고 기운이 뻗쳐나갈수록 속도를 늦추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 자연의 기운에 상응하는 인간의 지혜일 것입니다. ‘하지’(양력 6월 21일 무렵)를 지나면 ‘소서’(양력 7월 7일 무렵)가 찾아옵니다. 소서엔 삼복더위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모가 자랄 여건을.. 2018. 12. 24. 아이와 나 - 육아(育兒)가 곧 육아(育我) 아이와 나 - 육아(育兒)가 곧 육아(育我) 나는 육아하는 아빠다 말 그대로 나는 평일 낮 시간을 19개월 된 딸과 함께 보낸다. 요즘 세상에 그리 드문 일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흔한 일도 아니다. 나의 남자 친구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몇 안 되는 그들 중에 아이의 육아를 맡았던 친구는 없다. 오히려 다들 너무 안 봐서, 문제였다. 인터넷 카페들에 올라오는 사연들을 봐도 그렇다. 아빠가 육아를 맡는 경우는 드문 일이어서 ‘육아하는 아빠’류의 글이 하나 뜨면 금세 메인을 차지한다. 댓글엔 ‘아빠 육아’에 대한 온갖 찬사가 쏟아지는데, 육아하는 아빠로서 조금 민망할 정도다. 물론 나도 세상의 그런 찬사를 꽤나 즐겼다. 아빠가 육아하는 시늉만 해도 칭찬받는 세상에서 나 정도(아기와 관련된 모든 일.. 2018. 12. 21. 인공인간으로서의 주권 - 下 인공인간으로서의 주권 - 下 주권자는 공공의 정신으로서국가의 원기 및 활동이 이로써 위탁[托]되는 바로서 그 위탁을 잃게 되면 국인(國人)은 그 지배를 받지 않을 수 있어 흡사 정신을 이탈[脫離]한 사체[死屍]와 같게 된다.─불파사(拂波士), 「主權論」(1895) 사상의 수용과 ‘신체관’그렇다면 여기서 바디폴리틱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번역자들의 의도 속에서 홉스를 의도적으로 왜곡,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그칠 수 있을까? 홉스의 생각은 당시 왕당파와 의회파 모두에게 비판을 받을 만큼 그를 어떤 식으로 해석할 것인가는 논쟁이 있어왔다. 이러한 난점은 홉스가 리바이어던이라는 인공 신체로서의 국가를 만들 때 이 ‘신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었다.. 2018. 12. 20. 이전 1 ··· 410 411 412 413 414 415 416 ··· 8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