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3490 [소세키의질문들] 『우미인초』 현대문명의 사랑법 독립적인 여성이 설 곳은 어디인가? 『우미인초』 현대문명의 사랑법독립적인 여성이 설 곳은 어디인가? 1. 결혼할 남자를 선택할 자유가 있을까? 『우미인초』는 소세키가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아사히신문사의 전속작가가 되어 처음으로 신문에 연재한 소설이다. 대중매체에 선보이는 첫 소설인 만큼 보편적인 대중성을 실험하는 작품이었다. 우미인초는 항우의 애첩이었던 우희가 자결한 후 무덤 앞에 핀 양귀비꽃이다. 경국지색을 상징하는 지극히 아름답고 고혹적인 꽃이다. 이 소설에서 새빨간 양귀비꽃에 해당하는 매력적인 도도녀는 후지오다. 그녀는 화려한 미모와 영리한 머리를 자랑한다. 자존심은 하늘을 찌른다. 화술도 뛰어나다. 후지오는 병오년 생 말띠 여자로 그려졌다. 예로부터 말띠 여자는 날뛰는 말 같아서 남편을 이겨먹는 드센 여자의 상징이다. 한마디로 후지오.. 2019. 7. 17. 가족, “사무쳐서 찢어지고 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가족, “사무쳐서 찢어지고 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빚 준 자와 빚진 자가이생에 전(全)생의 빚이 꺼질 때까지전생의 빛을 걸고 한집에 모여피와 땀과 눈물을밥과 돈과 시간을 같이 쓰면서 서로의 채무자가 되어 어딜 가든 알려야만 하는 사무쳐서 찢어지고찢어진 데서 새고야 마는 한평생을 써내려가는 빚 좋은 살구빛 탕감 서사 _정끝별, 「가족장편선」,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문학동네, 2019, 57쪽 아이가 생기고 한 가정을 꾸리게 되었지만, 아직 ‘가족’이라고 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아이-나-애아빠의 구성보다는 나의 부모님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 다음엔 남동생들(올케들과 조카들이 생기기 전의)이 떠오른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부모님이 안 계신 재난상황을 가정하며 동생들을 내가 돌보아야 한다는 이.. 2019. 7. 16. 사악한 책, 모비딕 는 감이당 대중지성에서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학인들께서, 각자가 쓰고 싶은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코너입니다. 왜 그 고전에 끌렸는지, 그 고전을 사랑하게 되었는지가 각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짧지만 강렬하게 펼쳐집니다. 고전평론가가 되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이 여정에 여러분의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사악한 책, 모비딕 우리가 인생이라고 부르는 이 기묘하고도 복잡한 사태에는 우주 전체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장난이나 농담으로 여겨지는 야릇한 순간이 있다.허먼 멜빌, 『모비딕』, 작가정신, 291쪽 문득 우주 전체가 내게 장난을 치거나 농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내게는 이 글을 쓰는 지금이 그러하다. 어쩌다 을 만났지?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 책을 만나기 전에 2년.. 2019. 7. 15. [아기가 왔다] 만들기는 언제쯤? 만들기는 언제쯤? 요즘 우리 딸이 가장 즐겨... 한다기 보다는 할 때 가장 즐거워 하는 놀이는 아빠가 쌓아 놓은 컵을 발로 차며 부수는 놀이다. 아빠는 동심으로 돌아가, 컵 쌓기에 몰두를 하는데, 이렇게도 만들고, 저렇게도 만든다. 나는 컵을 쌓아 만드는 것 자체에 큰 즐거움을 느낀다. 어릴 때는 집에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서 성도 만들고, 벽도 만들고 그랬다. 우리 딸은 언제쯤 부수는 것 말고 만드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을까. 그때가 되면 정말, 방 하나 가득 딸과 아빠가 만든 것들로 채우고 싶다...만, 기대하지 말아야겠지. 뭐 어쨌든, 아빠는 지금도 좋다. 와르륵 무너지는 컵들을 보며 꺄르륵 웃는 것으로도 충분히, 넘치도록 만족한다! 2019. 7. 12. 이전 1 ··· 362 363 364 365 366 367 368 ··· 87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