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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삶과 천의 고원] 루쉰과 여행, 그리고 ‘전쟁기계’ 루쉰과 여행, 그리고 ‘전쟁기계’ 그렇다. 신체의 해부보다 중요한 건 정신의 해부다. 중국인은 지금 정신의 고질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중국인에게 시급한 것은 이 비참과 비겁에 대한 자각이다. 혁명은 다수를 만족시키는 공리(公利)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통절한 자각에서 비롯된다는 것. 그 자각을 촉구할 수 있는 무기는 ‘글’ 밖에 없다는 것. (채운, 「구경꾼으로 머물 것인가, 혁명적으로 살 것인가」, 『루쉰, 길 없는 대지』, 2017, 북드라망, 68쪽)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루쉰은 일본 센다이에서 의학 생활을 하던 중 ‘환등기 사건’을 겪게 된다. 환등기 안에서는 중국인 한 명이 러시아의 정탐 노릇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총살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중국인을 빙 둘러서 구경.. 2020. 10. 13.
[동화인류학] 대칭성의 회복을 위하여 「충성스런 요하네스」와 「장화신은 고양이」 대칭성의 회복을 위하여「충성스런 요하네스」와 「장화신은 고양이」 자유가 아니라 이해다 코로나는 2차 대 유행을 맞고 있다. 2주간의 방학이 끝나고 전일 등교할 수 있는 기대를 갖고 있었는데 다시 매주 일일 등교라는 원격수업의 2학기가 시작되었다. 정말이지 큰일이다. 코로나가 잠잠한 뒤로 장장 50여일을 넘는 장마가 전국을 강타했고, 이 글을 쓰는 지금은 태풍 바비가 시간당 30-50mm의 순간풍속 최대 60m의 강풍을 몰고 북상중이다. 눈뜨면 학교나 직장에 가고 사람들과 카페나 식당에서 놀고 일하던 시절이 언제쯤이었을까 싶을 정도로 일상으로의 복귀는 요원해 보인다. 정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와 기후 위기의 증상들을 앓고 있다. 고통과 두려움이 그 발걸음을 멈출 줄 모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2020. 10. 12.
『논어』, 절대언어와 역사화 사이(2) - 주석가들 『논어』, 절대언어와 역사화 사이(2) - 주석가들 『논어』 읽기에 앞서 『논어』 독해에 필수적인 주석가들을 일별하는 게 순서다. 『논어』 텍스트의 성서(成書)와 해석사의 문제가 걸려 있어 몇몇 주석서는 기억해 두어야 한다. 대강을 훑어보기로 한다. 한나라까지의 논어 : 노논어, 제논어, 고논어 『논어』는 한나라 때 이미 판본이 세 가지였다. 송나라 때 사람 형병(邢昺, 932~1012)은 『논어집해』(論語集解)에 주석을 단 그의 책 『논어정의』(論語正義) 서문에서 한나라 때 『논어』를 전한 학파가 셋이 있다고 썼다. ‘노논어’(魯論語), ‘제논어’(齊論語), ‘고논어’(古論語)가 그것이다. ‘노논어’는 노나라에서 전승된 학파로 추정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가 보는 『논어』의 편차(編次)는 ‘노논어’를 따.. 2020. 10. 8.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삶은 괜찮으세요』 저자 서면 인터뷰 『니체는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삶은 괜찮으세요』저자 서면 인터뷰 1. 이 책은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스님께서 풀어 쓰신 것인데요, 스님이 니체 저작을 다루신다는 것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니체 철학을 어떻게 만나셨고 어떤 점에 매료되셔서 책까지 쓰시게 되셨는지요? 아는 분으로부터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지』(백석현 옮김, 도서출판 야그, 2007)를 선물 받고, 반쯤은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곧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의 리듬감이 좋아서 여러 번 읽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니체의 책 한 권을 다 읽게 됐고, 그 리듬에 따라 저의 생각을 써 내려가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습니다. 꿈이 묻히자 젊은 시절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말았고, 사랑하는 벗들의 노래도 더이상 듣기 어려웠지... 2020.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