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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양생이다] 동학(同學), ‘쿨’ 할 수 없는 친구 동학(同學), ‘쿨’ 할 수 없는 친구 공부 좀 했다 나는 공부 ‘좀’ 하는 학생이었다. 우리 집에서 사남매 중에 내가 상장을 제일 많이 받았다. 조회시간에 교단 앞에 불려 나가 상도 받아서 동네에서도 소문 좀 났었다. 그래서인가 살면서 내가 공부를 좀 한다는 자신감을 잃은 적이 거의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성적은 점점 하향곡선을 그렸고 당시에 학력고사 점수로 응시한 대학은 모두 떨어졌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1년짜리 기획 세미나 ‘내공프로젝트’ 모집 공지가 올라왔을 때 은근 두근거렸다. 기왕 공동체로 출근까지 하게 된 마당에 강도 높은 공부로 내공을 키울 수 있다니 출근길이 새삼 보람차게 느껴질 정도였다. 내공 프로젝트는 이문서당과 학이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문서당에서는 원문강독으로 『논어』를 읽고 .. 2021. 2. 25.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완역와(玩易窩) /주역아, 놀자 – 아, 모르겠는 운명과 파티를! 운명을 탐구하기 (2) [왕양명마이너리티리포트] 완역와(玩易窩) /주역아, 놀자 – 아, 모르겠는 운명과 파티를! 운명을 탐구하기 (2) 완역와(玩易窩) (2) : 운명, 왜가 아니라 어떻게!! 완역와(玩易窩)! 완은 놀다, 희롱하다는 뜻입니다. 역은 입니다. 와는 동굴, 토굴입니다. 그러니까 ‘완역와’란 주역을 희롱하며 노는 동굴, 이라는 뜻입니다. 용장은 당시 원주민들이 혈거생활을 했고 양명도 동굴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완역와’는 현재 용장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일반 동굴과 달리 지하의 굴처럼 된 곳인데, 양명 선생을 브랜드화 시키려는 귀주성(현 귀양성)의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현재는 아주 근사한 지역 명소로 개축되었습니다. 다산 초당이 다산이 유배하던 당시와 달리 기와집으로 단장하고 잘 관리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2021. 2. 24.
[쿠바리포트]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관계 하나로 환원될 수 없는 관계 관계라는 것은 결코 숫자로 환원되지 않는다. 돈으로도, 힘으로도, 계급으로도, 성욕으로도, 어떤 단일한 척도로도 일방적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물론 이런 거대한 힘들은 관계를 단번에 침투하여 박살내거나 변형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말하면서 방향을 틀 수 있는 공간은 그 속에 늘 남아 있다. 쿠바 관료주의 시스템처럼 거대한 바둑판으로 짜인 사회에도, 또 시급을 분 단위로 계산하면서 숨 막히게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도 늘 미시적으로 변화를 꿰할 수 있는 약간의 여지가 있다. 이 미묘한 ‘자유의 공간’은 어떤 인간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배치가 달라진다. 이 미시적인 관계를 배제하고는 어떤 거시적인 조직도 세워질 수 없다. 어떤 나무에서도.. 2021. 2. 23.
노화 혐오를 멈추는 처방 ―늙음과 병과 죽음에 대한 공부 노화 혐오를 멈추는 처방 ―늙음과 병과 죽음에 대한 공부 어떤 특정한 약에 몸을 길들인 노인들도 많다. 물약으로 된 종합감기약(판콜 또는 판피린)을 감기와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복용하거나, 박카스의 경우는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노인들의 최애품이다. 한 할머니는 액상 멀미약을 매주 10병씩 사 가는데 사실 이 모든 약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에 중독된 것이다. 이밖에 우황청심원이나 물약으로 된 소화제 등도 매주 사 가는 노인들이 있다. 이런저런 증상들 때문에 먹기 시작한 약들이겠지만 이미 습관성이 되어 버렸다. (……) 왜 이렇게 노인들이 병원과 약국에 출근하듯 가게 되었을까? 노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몸의 기능이 퇴화하고 면역력도 낮아지기 때문에 불편하고 아플 가능성이 증가한다. 하지만 대증요법을.. 2021.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