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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양명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瘞旅文(예려문) – 나그네를 묻어주다 왕수인(王守仁) *번역 : 문리스(남산강학원) 정덕 4년(1509) 가을, 초3일, 서울(북경)에서 이목(吏目)이 내려왔는데,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아들 하나 종복 하나와 함께 부임지로 가는 길에 용장을 지나다 묘족 민가에 묵게 되었다. 나는 내 집 담울타리 사이로 그 모습을 보았지만 비가 내리고 날이 저물어 어둑하여 북쪽의 소식들을 캐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에 사람을 보내 그를 만나보게 하였지만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정오 쯤, 지네언덕(蜈蚣坡)편에 사는 사람이 와서 말했다. “한 노인이 언덕 아래에서 죽어있는데, 그 곁에서 두 사람이 곡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것은 틀림없이 이목(吏目)이 죽은 것이다. 애통한 일이로구나!” .. 2021. 3. 17.
[生生동의보감] 고독(蠱毒)을 보내는 법 고독(蠱毒)을 보내는 법 고(蠱)라는 것은 사람이 세 가지 벌레〔三蟲〕(두꺼비 지네 뱀이다.)를 잡아 그릇〔皿〕에 담아두어서 (고(蠱)라는 글자는 세 개의 虫과 皿을 합하여 만든 것이다.) 서로 잡아먹게 하여 마지막에 남는 하나를 ‘고(蠱)’라고 하는데, 그것은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이 공경해야 할 일이 있다고 조작하여 술과 고기를 갖추어 놓고 제사를 지낸 다음 그것을 음식에 두고 독을 뿜게 한다. 사람이 그 독이 든 음식을 먹고 그 독에 중독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아프며, 얼굴빛이 청황색을 띠고, 가래와 피를 토하거나 뒤로 피고름이 나온다. 그리고 그런 환자가 먹은 음식은 다 충(蟲)으로 변하여 장부(臟腑)를 파먹게 되는데, 다 파먹고 나면 사람이 죽는다. 급한 것은 십 수 일 만에 죽고.. 2021. 3. 16.
제1회 북드라망 ‘봄·봄·봄’ 한뼘리뷰 대회가 열립니다! 제1회 북드라망 ‘봄·봄·봄’ 한뼘리뷰 대회가 열립니다! 안녕하세요! 북드라망 독자님들! 드디어! 북드라망이 태어난 지 아홉해 만에 첫 ‘리뷰대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짝짝짝! 게다가 올해 한 번만 하는 리뷰대회가 아니라, 앞으로 봄철과 가을철 해마다 꼬박꼬박 두 번씩 리뷰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여러분들이 꼭 참여해 주셔야 이 계획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봄에 여는 리뷰대회는 ‘봄.봄.봄’ 한뼘리뷰 대회인데요, 일단 ‘한뼘’이니 아주 짧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200자 원고지 10매 분량(한글프로그램에서 아무 서식도 주지 않고 줄도 띄우지 않고 쭉 쓰시면 그것이 10매 정도 됩니다)인데요, 글자수로 하면 공백 포함해서 2,300자 전후로 쓰시면 됩니다. A4지 1장에서 1장 반 .. 2021. 3. 15.
펫 샵 보이즈 [Yes] - 어디에나 들러붙고, 얼굴이 아주 많은 펫 샵 보이즈 [Yes] - 어디에나 들러붙고, 얼굴이 아주 많은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나에겐 ‘노래로 기억되는 시절’이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한번 콱 박힌 노래들은 그 계절만 되면 다시 나타나게 마련이다. 봄, 그 중에서도 겨울과 완전 봄 사이에 있는 초봄에는 '펫 샵 보이즈'만큼 만만한 것도 없다. 계기는 언제나 그렇듯 아주 단순하고, 몹시 우연적이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을 맞이하여 뭔가 '씐나는' 노래를 찾다보니 여기까지 흘러왔달까. 재미있는 것은 펫샵보이즈를 듣기 전에도 '씐나는 노래'들을 찾아서 들었다는 것인데, 대개는 하루 이틀 듣고는 끝나버렸다. 그것들은 70년대 훵크와 EDM디스코였다. 처음에 들을 때는 좋았는데, 듣다보니 전자는 어쩐지 시끄럽고 더웠으며(그래서 여름을 갔지), 후.. 2021.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