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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의 기동성과 개념의 유동성, 『손자병법』(1) _『손자』라는 책 군사의 기동성과 개념의 유동성, 『손자병법』(1) — 『손자』라는 책 병법의 대명사, 『손자병법』 병법책은 한 가지가 아니다. 『손빈병법』, 『오자병법』, 『울료자』(尉繚子, 위료자로도 읽는다), 『이위공문대』(李衛公問對, 이위공이 당 태종의 군사관련 질문에 대답한 책), 『사마법』(司馬法), 『육도』(六韜), 『삼략』(三略) 등등. 이 병법서들은 모두 중요하고 후대에 연구가 적지 않으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병법서 가운데 『손자병법』이 가장 중요하다. 왜 그럴까. 송나라의 유명한 문인 구양수는, “군사는 끝없음을 기[奇. 기奇는 중요한 개념이다. 후술하기로 한다]로 삼기 때문에 말하는 사람이 많은 게 당연하다”[兵以不窮爲奇, 宜其說者之多. 「손자후서孫子後序」]라고 했다. 끝없이 변하는 기발함을 병.. 2021. 8. 6.
[공동체가양생이다] 무진장, 우리들의 '돈' 이야기 무진장, 우리들의 '돈' 이야기 나의 ‘돈’ 이야기 중학교 2학년 봄 수학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어머니는 여행가서 쓸 용돈으로 만 원을 주셨다.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몇 천 원 정도 생각했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아무짝에 쓸모없는 기념품 같은 거 선물이랍시고 사오지 말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속으로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 꼭 사와야지 생각했다. 또래들과 가는 첫 여행,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용돈도 두둑 하겠다 맛있는 군것질거리들에 자꾸만 손이 갔다. 야금야금 쓰다 보니 이틀도 되기 전에 바닥이 보였다. 받을 때 이렇게 많이 라는 놀라움이 애걔 이렇게 쓸게 없다니 로 바뀌었다. 기념품 사오겠다고 큰소리 안 쳤던 게 다행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써보니 순식간이더라는 내 말에 어머니는 기가.. 2021. 8. 5.
[청년주역을만나다] ‘가는 바’를 두어야 나아갈 수 있다 ‘가는 바’를 두어야 나아갈 수 있다 주역을 공부하다 보면 자주 보이는 단어들이 있다. 리섭대천(利涉大川), 무구(无咎), 리정(利貞) 등등 이런 글자들이 많이 나오는데 외울 때는 이 글자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게 된다. 쉽고 외우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중에 유독 눈길이 가는 글자가 있었다. 바로 유유왕(有攸往) 이다. 이 단어에는 앞에 불리(不利)나 리(利)가 많이 붙는데 이상하리만큼 입에 착 달라붙었다. 이 단어는 ‘나아갈 바를 두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길을 한 발자국 내딛기 전에 방향이나 목표를 잡고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 관용구가 들어가는 효사 중에 내가 인상 깊게 본 게 하나가 있다. 대축괘의 구삼효다. 대축괘의 뜻은 ‘큰 것을 축적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 2021. 8. 4.
[니체사용설명서] 문제는 좁은 인식의 틀이다 문제는 좁은 인식의 틀이다 니체는 왜? 사실은 이러했다. 나 학자들이 살고 있는 집을 뛰쳐나온 것이다. 그러고는 문을 등 뒤로 힘껏 닫아버렸던 것이다. (니체,『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학자들에 대하여」, 책세상, 212쪽) 니체는 학자였다. 그는 25세에 박사학위도 없이 바젤대학의 교수로 임용될 만큼 촉망받는 학자였다. 한편 니체는 대학에 있을 때부터 기존의 학풍과는 다른 사유와 글쓰기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철학자 니체’를 있게 한 그의 첫 번째 작품인 『비극의 탄생』의 경우 당시 자신이 몸담고 있었던 고전문헌학계에서 혹평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에도 니체는 ‘아포리즘적 글쓰기’라는 자신만의 문체로 글을 썼다. 당연히 대학에서 인정하는 논문식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방식이다. 뿐만 아.. 2021.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