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1024 아빠의 용도 아빠의 용도 아기의 신체는 눈에 띄게 성장한다. 한참 클 때는 불과 1, 2주 만에 쑥 크기도 한다. 그에 비해 의식의 발달은 꽤 미묘한 구석이 있어서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무엇보다 언어적인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기의 여러 행동들, 눈빛, 입으로 내는 소리들을 모아서 이전까지의 데이터와 비교를 해 보아야 한다. 아기와 매일매일, 하루 종일 같이 있지 않고선 알기 힘든 변화다. ‘부모’가 아기와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매일매일, 하루 종일 지켜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엄마는 더욱 그렇다. 이미 한 몸으로 열 달을 함께 보낸 사이이니 오죽하랴. 그런 점에서 나는 꽤 운이 좋은 아빠다. 우리 집의 경우, 바.. 2018. 7. 13. "더 친해지길 바라~ 공부로~" "더 친해지길 바라~ 공부로~" 曾子曰 君子 以文會友 以友輔仁증자왈 군자 이문회우 이우보인 증자(曾子)가 말했다. “군자(君子)는 학문으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인(仁)을 보충한다.” - 〈안연(顔淵)〉 24장 =글자풀이= =주석풀이= 혼자서 가는 여행은 그렇게 힘들지 않다. 누군가에게 맞추지 않고 자기 혼자 다니고 싶은 대로 다니면 된다. 셋 이상이서 가는 여행은 더 쉽다. ‘나’는 잊고 다른 사람들이 하자는 것에 맡기기만 하면 어떻게든 즐거운 분위기에 휩쓸려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둘이서 가는 여행은 다르다.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된 상태에서 자신의 반응을 숨길 수 없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여자친구 말고는 누군가와 단 둘이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적은 더더구나 없었다.. 2018. 7. 11. 아기의 말, “엄마”의 용법 “엄마”의 용법 돌이 지나면 아기들은 자기 욕구에 대한 주장이 강해진다고 한다. 어느 정도로 강해지냐 하면… 생후 18개월의 아기를 보다 보면 바로 그 개월 수의 욕이 주양육자 입에서 절로 나올 정도라고 한다.;; 아직 18개월에서 4개월이 모자라지만, 우리 딸도 주양육자인 아빠가 폭발하는 화를 다스리고자 (다이어트로) 몇 달간 입에 대지 않았던 단 과자를 한봉지 전부 먹어야 했을 만큼까지는 주장이 강해졌다.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아직 ‘엄마’ ‘아빠’가 전부인 거나 마찬가지인 상태. 그렇다면 딸은 뭘로 주장을 하는가. 울음과 소리지르기, 자해(?)로 한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엄마나 아빠가 하지 않을 때(혹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막을 때) 가장 빈번하게 하는 행동은 역시 우는 .. 2018. 7. 6. 카프카 읽기 - 시간의 미로, '지금'의 폭발 시간의 미로, '지금'의 폭발 허무를 향해 쏘아올린 화살 고대 그리스인들은 서양의 전통적 시간표상을 규정했습니다. 그들은 시간을 점들이 무한히 이어진 양적인 연속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원환(圓環)으로 표현했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학』에서 시간을 ‘이전’과 ‘이후’에 따라 측정되는 운동 지수로 규정했습니다. 시간이 기하학적 점과 유사한 비연장적인 시점(지금)으로 나뉨으로써 연속성을 보장받는다고 본 것이지요. 여기에서 시점은 그 자체로 시간 연속성의 지표가 됩니다. 과거와 미래를 결합하는 동시에 분리시키는 순수한 경계로서 말이예요. 이후 서양에서는 그리스적 원환을 대신하여, 직선으로 구현된 기독교적 시간 이미지가 나타났습니다. 이제 시간은 창조로부터 종말로 향해가는 비가역적 연속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18. 7. 5. 이전 1 ··· 112 113 114 115 116 117 118 ··· 25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