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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 ▽1199

[연암을 만나다] 웬수에서 벗되기 웬수에서 벗되기 요즘 내가 주로 활동하는 곳은 주방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연구실 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밥당번을 하고, 온갖 선물들까지! 주방에는 수많은 마음들이 오간다. 이런 주방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막힌 곳 없이 잘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주방매니저의 임무다. 그런데 주방매니저인 나와 명이언니는 흐름을 만들기보다는 자꾸 삐걱거렸다. 언니는 저번 시즌에 이어 계속 주방 매니저를 하면서 처음 시작했을 때의 의욕이 많이 사라졌고, 주방인턴에서 주방매니저가 된 나는 주방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생각보다는 여전히 언니에게 묻어가려는 마음이 있었다. 그 결과 우리는 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개인플레이를 했다. 각자 자기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 할 뿐, 그 외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 2020. 2. 20.
[내인생의주역] 고귀한 축적 고귀한 축적 山天大畜 ䷙ 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初九, 有厲, 利已. 九二, 輿說輹. 九三, 良馬逐, 利艱貞. 曰閑輿衛, 利有攸往. 六四, 童牛之梏, 元吉. 六五, 豶豕之牙, 吉. 上九, 何天之衢, 亨. 주역의 大畜괘는 축적에 대한 담론이다. 우리 시대의 축적은 더 많이 소유하고 더 증식하는 자산 축적에만 포인트를 둔다. 그 부가 어떻게 순환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은 풍부하지 못하다. 그러나 주역의 대축괘는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소유와 증식을 전복하는 담론이다. 즉 축적이 극에 이르렀을 때 대축괘는 모두 흩어버린다. 그래서 ‘하늘의 거리가 형통하다.’(何天之衢, 亨)고 한다. 어떻게 하나도 쌓인 것이 없을 때를 가장 큰 축적이라고 주장하는 걸까. 대축괘의 축적방식은 초반에는 위태롭.. 2020. 2. 18.
산울림 [The complete regular recordings in 1977-1966] - 이게 끝이 아니었다니 산울림 [The complete regular recordings in 1977-1966] - 이게 끝이 아니었다니 가지고 있는 많은 음반들 중에서 특별히 애착이 많이 가는 그런 음반이 한둘쯤……, 아니 서너장쯤, 음……, 아니 열 몇장쯤 있다.(더 늘어날 수도 있을 듯하지만) 오늘 소개할 음반도 그런 음반들 중 하나인데, 그 중에서도 매우 '스페셜하게 특별'하다. 말하자면 VVIP 같은 음반인데, 이었는데……. 무엇인고 하니, 밴드 '산울림'의 박스셋이다. 수록된 음반이 무려 8장이나 된다는 것 빼고는 특별히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음반이 그렇게나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써놓고 보니, 음반이 8장이나 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특별하기는 한 것 같지만, 어쨌든 두가지 사연이 있어서다. 하나는 이 음반을 구.. 2020. 2. 14.
[나의삶과천개의고원] 연애, 언어를 변주하라! 연애, 언어를 변주하라! 나는 지금까지 두 번의 진~한(!) 연애를 했다. 한 번은 고등학교 때였고, 또 한 번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였다. 두 번의 연애를 마친 나의 소감은 “연애는 공부보다 어렵다!”이다. 매번 서로에게 시간을 올인(!) 해야 하고, 때 되면 해주어야 할 선물과 이벤트가 필수 조건이 되어 버린 연애방식이 지루했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행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 소모가 힘이 들었다. ‘아… 연애가 이토록 어려운 것이었던가…’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불어오는 바람을 어찌 막으랴! 나는 지금 세 번째 연애 중이다. 선물과 이벤트가 필수 조건이 되어 버린 연애방식이 지루했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행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생기는 감정 .. 2020. 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