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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2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두 번째 수칙, 벗어나는 자만이 존재를 바꾼다 무-질서한 말하기! 장자가 다스림이라는 제도, 인의라는 규범을 버리는 이유는 자신의 본성을 해치지 않으며, 온전히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물론 이 문제는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지만, 내편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와 에서는 느닷없이 하나의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우리를 흔들고 멈칫하게 하고 멍하게 만든다. 여기서 제시된 하나의 세계와 그 세계 내적 존재는 이 세상과는 사뭇 다르며,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는, 그런 것이다. 그 세계는 유토피아(없는 공간)가 아니라 차라리 헤테로토피아(다른, 이질 공간)라 명명할 만한 세상이다. 우리의 질서를 교란하는 무-질서! 우리에겐 황당한 모습이요, 허튼소리로 느껴지지만, 장자에겐 그.. 2017. 4. 20.
『논어』라는 텍스트 - 배움에 뜻을 둔 자들의 책② 『논어』라는 텍스트 - 배움에 뜻을 둔 자들의 책②바로 앞의 글은 여기, 연재글 전체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증거2; 배움에 꽂히면 밥 먹는 것을 잊고 葉公, 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섭공, 문공자어자로, 자로부대)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而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자왈, 여해불왈, 기위인야, 발분망식, 락이망우, 부지노지장지운이) 섭공이 공자에 대해 자로에게 묻자, 자로가 대답하지 못했다.선생님(공자)께서 말씀하셨다."너는 어찌 이렇게 말하지 못했는가? 그(공자) 사람됨은 한 번 꽂히면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 즐거움에 근심 걱정도 잊으며, 장차 늙음이 이르는 것도 알지 못하는 위인이라고.“─『논어』, 「술이」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하루는 자로(子路)가 거리에서 초.. 2017. 4. 13.
장자,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존재의 탈바꿈, 그 가능성에 대하여- 첫 번째 수칙, 회의하는 자만이 존재를 바꾼다 천하를 다스릴 수 있는가? 정치란 말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있는가? 아니 정치가 정말 인간사회에 필요한가를 질문한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채 살았지만, 정치 자체가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본 적이 없다. 물론 진리니 도덕이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주입하는 모든 가치에 대해 그 기원을 의심하고 파헤치는 일을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다. 내게 주어진 많은 가치를 거추장스럽고 답답하게 느끼며 살면서도 정작 그 가치들의 기원을 의심해보지 않았다. 원래부터 혹은 옛날부터 있었던 거니까, 세상이 당연하다고 하니까, 기꺼이 따를 따름이다. 어찌 보면 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던 가치들이 내 삶에 필요한지, 정말 .. 2017. 4. 6.
가야 할 곳으로 가고 멈춰야 할 곳에 멈춘다 가야 할 곳으로 가고 멈춰야 할 곳에 멈춘다 소동파는 누구인가? 그는 중국 최고의 천재문인이자 중국사상 최초 대유령을 넘어 땅 끝으로 유배된 관료였다. 그는 그 땅 끝에서의 거주조차 허락받지 못하고, 끝내 바다 건너 해남도로 쫓겨 가 주린 배를 햇빛으로 달래야 했다. 동파(東坡)는 그가 첫 유배지에서 일구던 작은 농토에 붙인 이름이다. 이후 소식은 자신을 동파거사라 즐겨 불렀다. 이러한 ‘천재문인의 파란만장한 일생’은 흔히 비극적 색채를 띠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라. 소동파의 일생을 다룬 평전은 “쾌활한 천재”(임어당), “팔방미인 소동파”(류종목) 등의 밝고 긍정적인 뉘앙스의 제목을 달고 있다. 소동파의 일생은 “부귀로도 음란하게 할 수 없고, 빈천함으로도 변하게 못한” 위대한 긍정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2017.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