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796 황정은, 『야만적인 앨리스 씨』 야만적인, 너무나 야만적인 고전비평공간 규문(링크)에서 활동 중인 수경샘(지은책 바로가기)의 '소설 읽는 수경 연재를 시작합니다! 황정은, 『야만적인 앨리스 씨』야만적인, 너무나 야만적인 황정은의 『야만적인 앨리스 씨』를 읽었다. 한 권의 단편집과 한 권의 (경)장편소설을 읽는 사이 호감도가 급상승해 신작 출간 소식을 접하자 주저함 없이 구입했다. 전작들이 그랬듯 이번에도 이야기는 짧았고, 그래서 금세 읽어버렸고, 그래서 아쉽고 아쉬웠다. 시 같고 음악 같은 문장에 취해 있다 문득 정신 차리고 보니 그새 내가 작품 하나를 다 읽어버렸더라. 아, 시 같고 음악 같은 문장이라고 써버리면 아직 읽지 않은 이들의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다. 짧은 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비뚜름한 자세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요컨대 여장한 노숙자를 화자로 내세운.. 2017. 3. 24. 가난한 자유인, 장자 가난한 자유인, 장자 철학책에는 철학자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한 철학자의 삶의 여정과 깨달음이 곧 철학책이 제안하는 삶의 길이자 인식 지평이 된다. 어떤 철학책을 읽기 전 그 철학자는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해지는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장자는 어떻게 살았을까? 알려졌다시피 장자는 자유롭게 살았다는데, 자유인 장자의 삶은 어떤 것이었을까? 1. 차라리 돼지처럼 살리라! 장자는 공자 사후 약 100년 정도 뒤에 태어나 활약했다. 그러니까 장자는 공자를 사숙했던 맹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진나라, 위나라, 조나라, 한나라, 제나라, 초나라, 연나라 등의 강대국들이 중원에 군림하며 어지럽게 전쟁을 벌이던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221)를 살았던 것이다. 이 시기 제후들은 온통.. 2017. 3. 23. 문장,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힘 문장, 세상과 타협하지 않을 수 있는 힘 “소동파의 편지를 읽고 나는 기쁨으로 온몸에 땀이 배어나올 지경이었소. 나 같은 늙은이는 이제 이 젊은이에게 자리를 내주어, 그가 문단의 영수(領袖)로 군림하게 해야 할 것 같소.” (『소동파 평전』, 곽정충, 학고방, 72쪽) 지공거 즉, 과거시험 위원장이었던 구양수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뽑은 소식의 편지를 읽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소식이 자신의 바통을 이어받을 인재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구양수는 왜 문장만 보고서 지금 막 과거에 급제한 후배에게 자신의 자리를 물려주려 하는 것일까? 문장을 무엇이라 생각했기에 소식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일까? 1. 태학체 VS 고문 송나라 초기, 문관 중심의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고자 과거제도를 개편했다. 이 제도로 인해 .. 2017. 3. 21. 수 천년을 견뎌낸, 『논어』라는 책 수 천년을 견뎌낸, 『논어』라는 책 위대한 스승, 남겨진 제자들 화제를 좀 돌려보죠. 이번엔 『논어』라는 책에 관해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논어』는, 제가 따로 덧붙일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죠. 사람은 공자, 책은 논어. 그렇죠? 아닌 게 아니라 우리도 다 예전에 한두 번쯤 『논어』 읽고, 암송하고 뭐 그러셨잖아요?(웃음) 아닌가요? 예, 농답입니다. 아닌 건 아닌 거죠. 설혹 읽어보셨더라도 지금은 그냥 모르는 체 해주실 타이밍이고요. 그래야 저 같은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겁니다. 어쨌든 강의 시작하고 조금 전까지 ‘누구나 다 아는 것 같았던 사람 공자’ 얘길 했다면, 이제부턴 ‘누구나 다 읽어본 것 같은 책 『논어』’ 입니다. 우선 『논어』라는 제목을 좀 보겠습니다. 보통 편찬하다라.. 2017. 3. 16. 이전 1 ···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