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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505

청소, 단순히 더러워서 하는 거 아닙니다! 공자가 못 되면, 청자라도… 쓱싹쓱싹 달랑 두 명이 사는 집을 놓고 내 집이네, 네 집이네 하는 것은 좀 웃기지만(그러니까 나랑 남편이 사는 집 말이다),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우리집은 ‘네 집’, 그러니까 남편 집이다. (하지만 어쩌다 집을 쪼개서 나눠야 할 일이 생기게 될 때도 ‘네 집’이란 건 아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심정적으로… 흠흠;;) 물론 등기부상의 명의가 남편의 것으로 되어 있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남편이 가계 재정 관리를 총괄하고 있어서도 아니다. 남편은 우리 집의 ‘청소 반장’(청소의 요정, 이라고 쓰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이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밤 10시, 12시에 퇴근하던 시절에도 집에 오자마자 하는 일이 청소였다. 그러니까 집에 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기 .. 2016. 9. 5.
홍대용에게 배우는 여행법 - 이런 여행을 가고 싶다! 홍대용에게 배우는 여행의 태도 며칠 전 친구와 이런저런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수다를 떨던 중에 당시 내가 봐두었던 태블릿을 살지 말지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제품이 비싼 건 맞았지만 공돈이 생기기도 했고, 못 살 만큼 비싸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문득 친구는 “하지만 나 같았으면 그 돈으로 뉴질랜드행 비행기 티켓을 샀을 거야”라고 말했다. 나는 조금 놀랐다. 생각보다 뉴질랜드 비행기 티켓 값이 비싸지 않았다. 짧은 시간 동안 나는 내 통장 잔고를 가늠해보았고, 지금 당장에라도 뉴질랜드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갑자기 미지의 세계였던 뉴질랜드가 아주 구체적으로 느껴졌다. 뉴질랜드가 마치 제주도나 울릉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는.. 2016. 8. 24.
"당연히, 그곳에도 사람이 있고, 삶이 있다." 『판도라 사진 프로젝트』 - 삶과 음식과 터전, 그리고 배움에 대하여 책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본다. 보통 ‘사진집’이라고 하면, 그 책에 실린 사진들이, 다른 책에 실린 사진들과 얼마나 다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다. 말하자면 ‘예술’의 세계란 그렇게 ‘차이’를 다투는 곳이다. 그런데, 이 ‘사진-책’은 그러한 ‘차이의 경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자리에 있다. 역설적으로 그 점이 이 책과 책에 실린 사진들을 어떤 것보다 독특하게 만든다. 부제인 ‘용산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에는, 그렇다. (지금은 사라진) ‘용산성매매집결지’의 풍경과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그곳은 어떤 곳일까? 붉은 불빛, 몸을 드러낸 여자들, 여자를 고르는 남자들이.. 2016. 8. 22.
우리는 계속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음악인들의 인터뷰를 보며 든, 출판에 대한 소소한 생각 몇 가지 문제는 스트리밍 시장이 음악시장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다 보니 오히려 음악 구매층이 한정되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지금 한국에서 음원 서비스 이용자가 500만 명 정도 되거든요. 그건 사실상 음악을 구매하는 사람이 500만 명이라는 얘기예요. 예전에는 전 국민이 음악을 구매하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집에 가면 아버지가 산 LP가 있고, 형이 산 테이프가 있고 내가 산 테이프도 있었는데, 이제는 음악이 디바이스 산업에 종속되다 보니까 기기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면 음원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 겁니다. 음반을 사고 싶어도 오프라인 음반사가 없잖아요. 오히려 대중이 축소된 거죠. 음악이 모든 사람이 즐기는 매체에서 일부 사람만 즐기는 매체가 된 겁.. 2016.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