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인사하실래요 ▽/씨앗문장256 치심에서 발심으로! 나의 '치심극복기' 치심(癡心), 어떤 어리석음에 대해 [사오정이] 어쩌다 유사하(流沙河)의 요괴가 되었지? 서왕모의 반도대회 때 옥파리(玉玻璃) 하나를 깨트려 옥황상제의 진노를 산 탓이란다. 아니, 그게 그렇게 큰 죄야? 실수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상의 세속적 기준일 뿐이다. 하늘에선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치 않는다. 잠깐 마음을 놓는 순간 천지의 운행과 어긋나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오정은 ‘탐진치(貪瞋癡) 가운데 치심(癡心), 곧 어리석음의 전형이다. 치심은 일종의 무지몽매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른다. 배부르면 강 속에 웅크려 자고, 배고프며 물결을 헤치고 나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운다. 그리고는 또 자책에 시달린다. … 요컨대, 무지와 악행, 그리고 자책 이것이 치심의 기본요소다. 고미숙.. 2015. 9. 1. 사랑하면 갖고 싶을까? 미친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다짐 사랑인가 소유인가 - 미치거나 자유롭거나 사람들은 사랑과 소유를 혼동한다. 하지만 소유는 사랑을 멈추게 한다. 그래서 사랑과 소유는 공존하기 어렵다. 사랑하되 소유하지 않기. 그게 가능해? 그렇다면 선택지는 두 개뿐이다. 사랑과 소유를 혼동한 채 미쳐 버리는 것. 아니면 사랑과 소유를 동시에 포기하는 것. - 미치거나 자유롭거나! 〔고미숙, 『고미숙의 로드클래식』, 148쪽〕 '사랑'의 어려운 점이 여기 있다. 무언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그렇게 해서 정말 '내 것'이 되어버리면 그 순간 '사랑'이 멈추고 만다. 사람과의 관계만 그런가? 택배가 오기 전까지 그렇게 두근거리는 마음도 막상 택배 상자를 열고 난 후, 가지고 있었던 다른 많은 물건들과 같은 상태가 .. 2015. 8. 25. “시간이 해결 못할 악운도 재앙도 없다” 공부의 힘, 친구의 우정, 그리고 시간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4년 전 작고하신 소설가 박완서 선생은 파릇한 20대에 한국전쟁을 겪으며 험한 시절을 보냈고, 이후 뒤늦게 등단하여 작가로 안정적인 삶을 꾸렸다. 그러던 1988년 전국이 88올림픽이라는 축제에 들떠 있을 때, 폐암 투병을 하던 남편을 잃고 이어 3달 간격으로 당시 겨우 스물여섯에 전문의 수련과정 중이던 외아들을 사고로 잃고 말았다. “같은 해에 외아들을 잃었다. 참척의 고통을 어찌 이 세상에 있는 언어로 표현하겠는가. …… 내 꼴을 보더니 당장 수녀님[이해인 수녀] 계신 수녀원에 와 있으라고 하셨다. 그 몸으로 어떻게 가냐고 딸은 반대했지만 나는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그 즉시 수녀님 하자는 대로 했다. ……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믿을.. 2015. 8. 21. 관둔다고? 일단 기본은 해보고 결정하자 기본을 익히고 나니그때서야 재미있어지더라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중에 나오는 일화이다. 스티븐 킹의 아들 오웬은 일곱 살때 스프링스틴의 E 스트리트 밴드에 빠져 그 밴드의 색소폰 연주자처럼 연주를 하기로 결심한다. 스티븐 킹과 그의 아내는 오웬에게 색소폰을 사주고 레슨을 받게 해준다. 그리고 7개월 후 스티븐 킹은 아내에게 오웬만 원한다면 레슨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다. 오웬은 레슨 선생님이 지시한대로 빠지지 않고 연습을 했다. 일주일에 나흘은 방과 후 30분씩, 주말에는 한 시간씩. 그럼에도 스티븐 킹이 아들에게 색소폰 레슨을 그만 두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웬은 음계와 음표들을 모두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었지만―기억력이나 폐활량이나 눈과 손의 협력 관계에는 아.. 2015. 8. 19.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64 다음